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올림머리 손질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세월호 유가족들은 분노와 참담함을 토로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아주 다른 세계에 사는 분이 아니고서는 그럴 수가 없을 것”이라고 강비판했다.

세월호 유가족 고영희 씨(고 최진혁 군의 어머니)는 7일 CBS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저는 눈을 떴을 때 눈곱도 안 떼고 학교로 뛰어올라갔다”며 박 대통령이 ‘연출을 하기 위해서 올림머리를 했다’는 사실을 듣고 “진짜 다 쥐어뜯어버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TV 7일 뉴스 보도 장면 갈무리.

고영희 씨는 “(박 대통령이) 이 나라의 엄마라면, 내 자식이 죽어가는데 진짜 머리를 할 수 있을까”라며 개탄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민방위복에 맞춰 머리를 연출했다는 증언에 “정말 어이가 없었다. 저는 (연출했다는) 그 말 자체가 더 연출 같다”며 “그 뒤에 얼마나 더 큰 진실이 감춰져 있길래. 자기는 그 시간에 쇼를 하기 위해서 (연출했나)”라고 지적했다.

고영희 씨는 “(아들 생각이) 안 날 수가 없다. 지금 이 시간도 애가 학교 갈 시간이다. 화가 나는 건 배에 물이 차오르는 시간에 아무 것도 안 하고, 아이들이 숨이 막히고 그랬을 때 우리 부모는 아무 것도 해 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며 “(박 대통령이) 말 한 마디만 잘했으면 다 살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박 대통령의) 머리를 다 쥐어뜯어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YTN라디오<신율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한 심상정 대표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머리손질을 한 것에 대해 “국민의 대통령의 모습이 아니다”라며 “아이들이 수장되는 그 광경을 온 국민이 절박한 심정으로 보고 있었을 때 대통령이 머리 손질할 생각을 했다는 것은 아주 다른 세계에 사는 분이 아니고서는 그럴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국민들이 대통령에 대한 어떠한 관용도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통치권자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이 그런 엄중한 시기에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만천하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국민들이 국민을 배신하는 대통령을 뽑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날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으로서 (그 시간에) 미용을 했다는 게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대통령이 오늘부로 하야해야 되는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에 머리를 하러 들어간 정 모 원장 청문회 출석 여부에 대해 “그분 연락처와 이름하고 다 파악했기 때문에 오늘 10시에 시작되는 2차 청문회에서 제가 증인으로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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