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1일 오후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강력 시사한 데 대해 즉각 반발했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브리핑에서 “설산의 정상에서 굴린 작은 돌이 결국은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산사태를 초래한다”면서 “국회의장은 본인의 경솔함으로 온 나라를 산사태로 만들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김형오 국회의장은 “6월 임시 국회 회기가 이번 주에 끝난다”면서 “본회의 의사일정을 오늘 중에 협의해 달라”며 여야 원대 대표들에게 사실상 마지막으로 통보했고, 직권상정 수순밟기에 대한 제1야당의 경고가 즉시 뒤따른 형국이다.

▲ 김형오 국회의장 ⓒ민중의소리
허용범 국회 대변인은 이날 기자브리핑을 통해 “국회법상 의사일정은 국회의장의 권한이지만 그동안의 관례를 존중해 여야 원내대표들에게 의사일정을 협의해 달라고 한 것”이라고 강조해 직권상정을 앞둔 것이 아니냐 하는 조심스런 관측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또한 “여야는 현안에 대해 최선을 다해 협상 해주길 바란다. 서로 한발자국씩 양보하면 협의 안 될 것이 없다”면서도 “시간은 많지 않다”는 말을 덧붙히기도 했다.

허 대변인은 브리핑이 끝난 후 “여야 협상중인 미디어법(언론관계법)이 결렬될 경우, 중재안을 낼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국회의장으로써 할 일을 다 했다”며 “더 이상의 개입은 없다”는 김형오 의장의 말을 전했다.

한편, 김 의장은 허 대변인을 통해 “본회의 의사일정에는 미디어관련법(언론관계법) 뿐만 아니라 금융지주회사법도 포함해 달라”고 요청했다. 때문에 금융지주회사법도 직권상정해 이번 회기 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이 21일 중 여야 원대 대표들에게 본회의 의사일정을 협의해 달라고 마지막 통보를 한 가운데 애초 오전으로 잡혀 있던 여야 마지막 협상은 아직까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또한 ‘의원직 총사퇴’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의원총회는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노영민 대변인에 의하면 다수의 의원들이 ‘의원직 총사퇴’의 의지를 밝히고 있다고 알려졌다.

김 의장의 최후통첩과 민주당의 경고가 맞물리면서 국회는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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