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시대, 기자들의 파업 소식은 누가 전할까?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총파업을 취재하는 사람들이 비단 기존 언론인들 뿐만은 아니다.

노트북과 카메라만 들고 결의대회, 출정식, 촛불문화제 등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시민인터넷방송국 사자후TV의 배희옥씨는 “미디어법 통과되면 안 되죠. 방송이란 진실을 보도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재벌이 방송을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한다면 언론 기능이 발현될 수 없지 않겠어요?”라고 되물으며 “조중동 방송은 말로 내뱉기 싫을 정도로 끔찍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21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MBC본사에서 열린 MBC노조의 총파업 출정식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고 있는 사자후TV의 배희옥씨 ⓒ곽상아

“(언론노조가) 꼭 이겼으면 하는 게 바람이에요. 바라고 있기만 한다고 해서 이뤄지진 않으니까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야죠”라는 배씨는 “힘들진 않아요. 수익을 바라고 하는 게 아니라 제 마음이 내켜서 하는 거니까. 제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21일부터 4박5일간 이어질 언론노조 총파업에 배씨는 계속 밀착취재를 할 계획이다.

21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MBC본사에서 열린 MBC노조의 총파업 출정식을 배씨가 생중계로 내보내는 것을 기존 언론인들도 신기한지 한번씩 들여다보고 간다. 아프리카TV로 생중계된 출정식과 쌍용차 현장 이원방송은 최대 2천600여명이 접속해서 시청했다.

▲ 배씨의 생중계가 신기한지 기존 언론인들도 한번씩 들여다보고 간다. ⓒ곽상아

“기존 언론들이 보면 좀 신기하긴 할 거예요. 기자들은 주요 포인트만 찍어서 구성해서 내보내잖아요. 방송차, 앰프차, 발전기 등 방송장비도 대량으로 동원되는데 우리는 노트북과 카메라만 있으면 바로 찍어서 내보낼 수 있으니까.”

원래 다른 직업이 있었던 배씨가 카메라와 노트북을 들고 취재 전선에 나서게 된 것은 작년 10월. 배씨는 “그전에는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자원봉사를 주로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까 방송하는 것을 맡게 됐죠”라며 “언론 관련 사안, 용산참사 집회, 쌍용차 사태 등을 취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은 팀별로 움직이는데 오늘(21일)은 배씨 혼자서만 왔다. 다른 팀원들은 현재 쌍용차 현장에 투입됐다고 한다. “쌍용차 사태는 한달가량을 거기서 생활하며 24시간 생방송으로 내보내고 있어요. 1월 용산참사 때도 며칠간 생방송을 내보냈었구요. 일반적으로 기자들이 챙기지 않는 사안을 시간적 여유를 두고, 가식없이 있는 그대로 내보내는 거죠.”

“경찰과의 충돌할 때는 힘든 부분들이 많아요. 기자증 같은 게 없으니까 경찰들에 의해 장비가 파손돼도 개인적으로 알아서 해야한다”는 배씨는 “그래도 이명박 정권이 물러날 때까지 카메라를 놓지 않을 거예요”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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