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을 위한 직권상정이냐, 국민을 위한 악법 폐기냐 선택만 남았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네티즌들이 한나라당의 언론관련법 강행 처리 움직임에 반발, 언론관련법 폐기를 주장하며 4박5일 100시간 비상국민행동에 돌입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4당과 민생민주국민회의(준), 미디어행동, 네티즌들은 21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언론악법은 언론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양심 있는 모든 세력들의 사활을 건 싸움일 수 밖에 없다”며 언론관련법의 즉각적인 폐기를 촉구했다.

▲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4당과 민생민주국민회의(준), 미디어행동, 네티즌들은 21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는 사람은 정연우 민언련 공동대표. ⓒ곽상아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국언론노동조합 이근행 MBC본부장은 “국회협상에서 민주당이 저자세로 나가지 않기를 요구한다. 민주당은 제대로 싸워야 할 것”이라며 “우리에겐 역사의 대의와 국민의 지지가 있으므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송상규 변호사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직권상정을 통해 만들어진 법은 법을 가장한 폭력이자 쓰레기”라며 “직권상정의 위험성에 대해 국민에게 알리고, 법률가이자 한사람의 국민으로서 언론악법 저지 싸움에 끝까지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정종권 부대표도 “18대 국회 개원 당시 한나라당이 일방독주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었는데 역시 소위 ‘MB악법’이라는 것을 가지고 국민 여론과는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언론법을 고쳐서라도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려 하는데 대통령과 국회 위에 국민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과 김형오 국회의장, 국민의 명령 따라야”

이들은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들은 언론악법을 저지하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 언론노동자들의 3차 총파업에 전폭적인 지지와 연대를 밝힌다”며 “언론노조의 투쟁은 지난 1년 반 동안 이명박 정부가 보여준 독주와 폭압의 정치, 단절과 배제의 정치에 브레이크를 거는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한나라당과 김형오 국회의장을 향해 “왜곡과 조작, 언론을 정권 유지와 장기집권의 수단으로 삼기위해 재벌과 조중동에게 넘기려는 기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조중동을 위해 직권상정이라는 정치적 파국을 선택할 것인지, 악법은 폐기해야 한다는 국민의 명령에 따를 것인지 한나라당과 김형오 국회의장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비정규직법을 유예하려는 정부 여당을 향해서도 “한나라당이 언론악법에다 해고를 조장하는 비정규악법까지 날치기한다면 한국사회는 사실상 민주주의 사망과 빈익빈의 악순환에서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지경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4박5일간 3보1배, 자전거 행진을 계획하고 있으며, 매일 저녁 촛불문화제를 개최한다. 오는 24일 오후 4시에는 ‘언론악법’을 반대하는 범국민대회를 열고, 저녁에는 범국민촛불문화제를 연다는 계획이다.

한편,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당직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민은행 옆 쪽에 천막 설치를 시도했으나 경찰의 강한 저지로 실패했다. 경찰은 이들이 천막 설치를 시도하자 백여명의 경찰 병력을 동원해 주변을 봉쇄했으며, 이 과정에서 야당 당직자들과 경찰 사이의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오후 1시42분, 경찰이 천막을 압수해 가져가는 것으로 상황은 일단락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낮에 햇볕이 뜨거워서 천막을 치려했을 뿐인데 경찰이 나서서 천막을 가져갔다”며 “촛불 하나도 무서워하는 정권인데, 촛불보다 훨씬 큰 천막은 오죽하겠냐”고 일갈했다.

▲ 기자회견 직후 국민은행 옆쪽에 천막 설치를 시도하자 경찰이 이를 강력하게 저지하고 있는 모습. ⓒ곽상아

▲ 경찰이 채증하고 있는 모습 ⓒ곽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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