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피부미용', '거짓 대국민 담화' 등에 대한 의혹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5일 열린 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 국가안보실, 기획재정부, 교육부를 상대로 국정조사를 진행했다.

▲청와대가 구입한 약품 목록. (사진=KBS 보도 캡처)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와대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백옥주사, 태반주사, 감초주사 등을 국정조사장에서 공개했다. 안 의원은 "이것이 여성들 피부미용에 좋다는 백옥주사"라면서 "청와대에서 이것을 구입했으면 누가 맞았겠느냐. 간호장교들 맞추려고 1년에 100개 이상 구입했겠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안민석 의원은 "대통령이 아니면 누굴 위해서라고 생각하냐"면서 "국민들은 여성 대통령이 피부미용을 위해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감초주사"라면서 "(감초주사는) 약물 중독을 방지하는 주사"라고 밝혔다.

안민석 의원은 "이 주사를 맞는 분은 심각한 약물중독에 있는 상태라고 봐야 한다"면서 "지난 2년동안 이걸 100개를 구입했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세월호 사건을 대통령께서 자다 깬 얼굴로 중앙재난본부에 등장하셨을 때부터 미스터리의 실마리를 풀어보고자 한다"면서 "누군가가 영양주사에 마취제, 프로포폴이나 캡타민 등 마취제를 넣어서 4시간 동안 숙면상태에 있게 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민석 의원은 "(당시 사진을 보면) 애들도 동네 할머니도 자고 일어난 얼굴이라고 한다"면서 "그렇다면 누군가가 2014년 4월 16일 대통령의 몸에 마취제를 약물과 섞어서 주사바늘을 꽂은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5일 국정조사에서 질의하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한광옥 비서실장은 "안민석 의원의 질문은 비서실장으로서 동의할 수 없다"면서 "추측성 발언을 하는데 추측성 이야기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안민석 의원은 "간호장교가 2명 있었고, 그 중 한 명이 주사를 기가 막히게 잘 놨다고 한다"면서 "간호장교 2명이 신 모 대위와 조 모 대위인데, 신 대위는 주사를 놓은 적이 없다고 기자회견을 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그렇다면 주사를 놓은 건 지금 미국에 있는 조 대위인데, 제가 미국까지 갔는데 조 대위가 만나주지 않았다"면서 "보이지 않는 검은 손에 의해 저를 만나주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민석 의원은 "개인이 아니라 국정조사 위원 자격으로 간 것이다. 미국 텍사스 사막 한 가운데서 국조위원을 대한민국 간호장교가 만나기를 거부했다"면서 "누군가가 방해하는 세력이 있는 것"이라고 재차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한광옥 비서실장을 향해 "다음 주 수요일 세월호 청문회에 조 대위를 증인 채택할 건데, 방해하실 거냐"고 물었다. 한 비서실장은 "방해할 이유가 없다"면서 "규정대로 하면 된다"고 짧게 답했다.

안민석 의원은 촛불집회를 대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자세도 문제 삼았다. 안 의원이 "200만 명이 넘는 촛불함성을 보고 드렸다고 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토요일에 어디 계셨냐"고 묻자, 한광옥 비서실장은 "관저도 계시고 비서동에도 계셨다. 보고할 당시는 관저"라면서 "(보고방식은) 대면보고 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국민들은 주말 반납하고 땅바닥에 있는데, 대통령은 침대 있는 관저에서 보고를 받았다"면서 "세월호 때는 전화 보고하다가 왜 자기 퇴진하라고 하니까 대면보고를 받는 거냐"고 지적했다.

▲5일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오른쪽)과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연합뉴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발모치료제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누군가 청와대에서 2년 넘게 발모 치료제를 받아갔다"면서 수령자 공개를 촉구했다.

박영선 의원은 청와대 구입약품 목록에 '프로스카'가 있다고 밝히며 "이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이고, 1/5로 절단하면 발모치료제가 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2013년 12월부터 최근까지 누군가가 매달 한 번씩 프로스카라는 약을 8정씩 받아갔다"면서 "1/5로 절단해서 먹으면 한 달 치 발모제가 된다. 누군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가장 분노하는 지점이 어디인 줄 아느냐"면서 "국민들로부터 받은 신성한 권력을 사사로이 개인에게 이양하고, 그 이양 받은 사람은 실세를 부리고 호가호위해서 딸에게 엽기적인 공주혜택을 주는 이런 행태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허 수석은 "아직 수사 중인 부분"이라고 답했다.

장제원 의원이 "세월호에 갇힌 아이들은 수장 위기였는데 대통령은 재택근무에 서면보고 받고, 전화지시하고, 무능하고 무책임한 직무유기를 저질렀다"면서 "그래서 정의와 공정, 법치가 무너진 헌정사의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허원제 수석은 "7시간 부분에 대해 여러 번 밝혔지만, 서로 시각차가 있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

장제원 의원은 "국민적 분노가 200만 촛불이 됐는데, 대통령은 불공정하다며 검찰 수사를 거부하고 방어권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임명한 현 검찰이 불공정하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장 의원은 "최소한 언론과의 질의응답 한 번을 안 하는 청와대를 보는 국민적 분노가 있다"면서 "청와대 보좌진은 대체 뭘 한 거냐"고 질타했다.

장제원 의원은 "1차 대국민 담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비서진이 갖춰지기 전에 최순실로부터 일부 연설문, 홍보물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면서 "그런데 정호성 등이 180여 건의 문건을 유출했고, 그 중 47건이 공무상 비밀, 인사, 대통령 일정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박근혜 대통령의 거짓담화를 비판했다.

장제원 의원은 "2차 담화에서도 국민을 실망시켰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기업의 선의의 도움을 받았다고 발표했는데, 774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 강제 출연됐고, 대통령이 안종범에게 직접 지시하고, 안종범이 강요하고, 기업들이 불이익이 두려워 따랐다고 한다. 두 번째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허원제 수석은 "모두 수사 대상이고, 적법 여부에 대해 수사중으로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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