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터백, 어린 시절 들었던 미식축구의 포지션. 그 상징성은 어렴풋하게 대단했죠. 미국 문화의 절정처럼 느껴졌습니다. 어느덧 ‘슈퍼볼’을 온라인으로 보고, 또 스포츠 채널에 NFL 중계방송도 익숙하게 볼 수 있는 시대에 접어들었는데요.

우리 곁에도 미식축구의 그 낯설지만 매우 ‘특별한 순간’이 함께했습니다.

휴일 오후 대구 경북대학교 대운동장, 어찌 보면 그저 드문 취미를 즐기는 어른들의 오후처럼 보였을 2016 김치볼. 하지만 우리나라 미식축구 최강자를 결정하는 매우 의미 깊은 순간이었습니다.

대학 우승 팀으로 참가한 동의대가 사회인리그 우승팀, 대구 피닉스에게 승리를 거둔 김치볼. 결과 자체보다 더한 열기와 의미 그리고 여러 가능성을 봤다는 점에서 가치 있던 순간입니다.

TV로만 보는 종목 ‘미식축구’, 직관은 저도 과거 이 김치볼 취재 이후 수년 만이라 매우 가슴 뛰는 순간이기도 했는데요. 역시 모든 스포츠는 직관의 매력이 넘친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던 경험이었죠. 눈앞에 펼쳐지는 격한 이 종목의 매력은 분명, 말로 전하는 것 이상의 흥분이 함께했습니다.

아직까지는 낯섦이 더 많이 존재하는, 그래서 그 자체를 소개하는 데 그친 아쉬움이 더 많았던 김치볼 취재.

미식축구라는 낯선 종목, 하지만 ‘슈퍼볼’이라는 익숙한 이름 옆에 우리 미식축구 ‘김치볼’도 떠올려보신다면 어떨까요? 해마다 이어지는 이 신기한 스포츠 이벤트. 이 겨울 동안 미국의 그것을 보며, 다시 다가올 다음 대회를 또 우리 미식축구의 봄을 기다립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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