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한나라당의 언론관련법 저지를 위해 두 차례 총파업을 벌인 바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이 이번엔 언론관련법 “완전폐기”를 목표로 오는 21일 오전 6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한다.

언론노조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를 비롯한 각 지역별 한나라당사 앞에서 ‘총파업 돌입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어 제3차 총파업 선언을 하고 집권여당을 직접 겨냥해 언론관련법 폐기를 촉구했다.

▲ 언론노조가 2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총파업 돌입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어 총파업 돌입을 선언하고 있다. ⓒ송선영
언론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투쟁은 한나라당의 언론악법을 완전히 폐기시키기 위해 최후의 한 사람까지 몸을 내던져 싸우는 마지막 싸움이 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언론악법 강행처리를 반대하는 절대 다수 국민의 지지와 격려를 방패삼아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날선 검을 막아내고 언론악법을 완전히 폐기시킴으로써 이 싸움을 완전한 승리로 끝장낼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80%에 육박하는 국민들이 재벌과 수구족벌신문이 모든 언론을 좌지우지 하게 될 언론악법을 반대하고 있고, 본회의 직권상정에 동의하지 않고 있음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끝내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를 강행한다면 참혹한 국민적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한나라당은 169석을 가진 다수 여당이지만, 여당다운 여당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정규직 문제, 용산 살인 진압, 시국선언 탄압, 언론인에 대한 무차별 탄압과 해고 등 이번 언론노조의 총파업은 이 사회의 모든 원망과 한을 하나로 묶는 투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관련법을 직권상정 한다면 이명박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언론노조 한겨레지부 김보협 지부장도 “언론자유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닌, 힘들 때 마다 조금씩 쟁취한 것인데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언론자유를) 20~30년 전으로 돌리려 한다”며 “이번에 그들이 언론관련법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쉽지는 않을 것이고, 만약 그렇게 하려면 이 자리에 있는 우리 모두를 잡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언론노조가 한나라당을 향해 언론관련법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송선영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은 “오늘은 용산 살인 사건이 일어난 지 반년이 되는 날이며, 지금 이 시간에도 평택 쌍용차 공장에는 행정 집행이라는 이름으로 경찰력이 들어가 있는 상황이며, 국회에서는 MB악법을 강행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며 “언론악법을 저지하기 위한 이 투쟁이 패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행동 김영호 대표는 “언론악법은 (한나라당의) 장기집권을 위한 음모”라며 “언론악법을 저지 위한 총파업에 돌입해 언론 장악 음모를 분쇄하자”며 시민들을 향해 여의도로 모여달라고 말했다.

학계도 언론관련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언론노조의 총파업을 지지하고 나섰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인 정연우 세명대 교수는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것은 그들의 장기집권을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한나라당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이라며 “‘4대강 살리기’ 과정 등 그들이 준비했던 시멘트로 독재의 망령이 나오지 못하도록 발라서 언론 자유를 억압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술단체협의회 미디어정책위원장인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한나라당의 미디어법안은 민주 정치를 말살하는 가장 악랄한 법”이라며 “모든 야당 의원들이 의원직 총사퇴를 걸고 철저히 싸우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미디어행동은 20일 ‘불패의 언론노조 총파업, 언론악법의 숨통을 끊어 달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언론노조의 총파업을 지지하고 나섰다.

미디어행동은 “언론악법 저지는 말 그대로 절치절명의 현안으로, 총파업투쟁은 언론악법의 숨통을 끊을 수 있는 마지막 유일한 수단”이라며 “공공의 미디어를 자본의 미디어로, 이성과 상식의 미디어를 정권의 사리사욕의 미디어로 재편하려는 한나라당의 마지막 몸부림을 기필코 잠재워 달라”고 노조원을 향해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