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지자 행보를 이어오던 비박계가 오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투표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비박계는 4일 박근혜 대통령이 ‘4월 퇴진’ 입장을 표명해도 여야 합의가 없으면 9일 탄핵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 집결한 232만 촛불 민심을 확인한 비박계가 탄핵으로 선회한 것이다.

새누리당 비박계의 비상시국회의 간사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총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여야 합의가 없다면 9일 탄핵 표결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9일 표결을 국민에게 약속한 야3당이 새누리당과 협상에 나설 이유는 없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등이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야3당이 새누리당과 협상에 나서는 순간, 역풍은 야3당에게 불어닥칠 게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촛불의 민심은 조건 없는 즉각 퇴진으로 이미 확인됐다. 따라서 새누리당 비박계의 표결 참여는 물론 탄핵안 가결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 4월 퇴진으로 선회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9일 탄핵소추안 표결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비박계는 박 대통령과의 면담도 거부하겠다는 의사도 분명히 했다. 황 의원은 대통령과의 회동설에 대해서는 "면담 요청이 있더라도 현재로서 이 면담은 적절치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일축했다.

비박계는 탄핵안 가결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황 의원은 “비상시국위는 탄핵안이 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탄핵 찬성으로 (의견이 모였다고)봐도 된다"면서 ”오늘 참석한 사람은 다 동참한다고 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참석 안 했기 때문에 탄핵 가결 정족수는 충분히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비박계는 김무성 유승민 정병국 심재철 등 총 29명이다. 야3당과 무소속 171명 의원에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용태 의원, 4일 비박계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한 29명의 의원을 더하면 201명으로 탄핵소추한 가결 정족수 200명을 넘기게 된다. 여기에 이날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찬성표를 던질 비박계의 의원을 더하면 가결 정족수를 상회하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3일 오후 촛불로 밝혀진 서울 광화문광장 뒤로 적막한 모습의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서울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이 같은 비박계의 선회에 대해 청와대는 공식 반응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9일 표결 전 어떤 대응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야당과 비박계가 탄핵안을 표결 처리하는 이번 주는 박 대통령과 청와대에겐 ‘운명의 한 주’다. ▲5일 대통령 비서실, 경호실 국정조사 기관 보고 ▲6일 재벌 총수 국정조사 청문회 ▲7일 최순실, 차은택 씨와 청와대 김기춘 안종범 우병우 문고리 3인방 국정조사 증인 출석 등의 일정이 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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