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 소유의 회사 자료에서 공영방송 EBS 사장의 이력서가 발견됐다. 이에 최 씨가 EBS 사장 후보의 이력서를 임명 전에 받아봤거나, 사장 인선에 개입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 씨와 최 씨 측근들은 이미 정부와 공공기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이에 대한 의혹 역시 커지는 상황이다.

<뉴스타파>는 2일 최 씨 소유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에서 우종범 EBS 사장의 이력서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력서에는 우 사장의 전화번호, 주민번호, 주소 등 개인정보는 물론 EBS사장 선임 전 경력까지 빼곡이 기재돼 있다.

▲최순실씨 소유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에서 나온 우종범 EBS 사장의 이력서. (사진=뉴스타파)

문제는 최 씨 사무실에서 이력서가 출력된 시점이다. <뉴스타파>는 우 사장의 이력서는 2015년 11월9일 최 씨 사무실에서 출력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는 EBS 사장 공모를 위한 원서접수가 진행되던 때였다. 또 우 사장이 사장에 선임된 날짜는 이날로부터 18일 후인 11월27일이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우 사장은 자신의 이력서가 최 씨 측에 전달된 것에 대해 “(직접 이력서를 작성했는지 여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최순실 씨를 전혀 모르고, 만난 적도 없다. (이력서가 왜 최 씨 회사에서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그런 게 (인사개입이) 있었으면 검찰 조사 받지 않았겠나. 저한테 전혀 그런 연락도 없었다”고 밝혔다.

▲EBS가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소유·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주최 행사와 관련해 방송 리포트를 내보낸 화면.

<뉴스타파>는 “EBS가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소유·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이하 영재센터)가 주최한 행사에 후원자로 나선 사실이 확인됐다”고도 밝혔다. 당시 영재센터는 설립된 지 채 3개월이 안 된 시점이었고, 별다른 실적도 없었다.

EBS의 영재센터 후원은 급속도로 진행됐다. 영재센터의 후원요청서와 EBS의 승인 공문에 따르면, 승인이 이뤄진 날짜는 모두 2015년 12월22일이었고, 후원 승인 6일 뒤엔 EBS가 영재센터 주최의 홍보 방송 리포트를 내보내기도 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EBS측은 이에 대해 “후원도, 방송도 모두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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