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참사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조능희)가 1일 노보를 내고 ‘김장겸 보도본부장과 최기화 보도국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박근혜 대통령 3차 담화가 있었던 지난달 29일 MBC<뉴스데스크> 앵커는 톱뉴스에서 박 대통령이 “사실상 하야 선언을 했다”고 멘트했다. 담화 내용을 두고 ‘탄핵을 피하기 위한 꼼수’란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뉴스데스크>는 ‘박 대통령의 하야 선언’으로 각을 달리했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MBC본부는 “MBC는 여전히 청와대 방송”이라고 질타했다.

▲29일 박근혜 대통령 3차 대국민담화 당시 MBC<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MBC의 이 같은 ‘대통령 감싸기’ 보도가 이번만이 아니었다는 게 언론노조 MBC본부의 지적이다. 이들은 “김장겸·최기화 체제에서 모든 사안의 판단 기준이 ‘박근혜 정부에 대한 유불리’였다는 것이 기자들의 한결같은 증언”이라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참사’는 실수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MBC 보도참사는 내부 구성원들을 궁지로 몰아 넣고 있다. 지난달 12일 광화문에서 열린 ‘100만 촛불집회’에서 MBC는 마이크 태그를 뗀 채 현장리포트를 하는 굴욕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 이후 주말뉴스데스크 앵커와 주말뉴스부장이 사의를 표했다. 또 지난달 26일 촛불집회에서도 MBC기자들은 현장 중계를 위해 세종문화회관 테라스로 올라갔고, 경복궁역 근처 건물 계단으로 숨어 들어가야 했다.

▲MBC<주말뉴스데스크> 앵커를 사퇴한 박상권 기자(왼쪽)와 이정민 아나운서.

MBC가 처한 상황은 시청률 집계로도 확인됐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MBC<뉴스특보>는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를 중계한 9개 방송에서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았다. 이날 공영방송 MBC의 시청률은 0.4%로 종편채널 JTBC(3.6%), TV조선(3.1%), 채널A(2.7%)보다 뒤졌으며 보도전문채널 MBN(2.8%)와 YTN(1.4%)에도 뒤졌다. KBS의 시청률은 2.9%, SBS는 1.8%였다. 시청률 조사는 지상파3사 전국가구기존, 종편채널·보도전문채널은 전국유료방송가구기준으로 집계됐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정작 MBC를 이 같은 위기 상황에 처하게 만든 보도국 간부들은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이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정작 책임져야 할 두 당사자는 보도참사에 대한 유감 표명 한 번 없이 뻔뻔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김장겸 보도본부장, 최기화 보도국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언론노조 조능희 MBC본부장은 안광한 사장과 김장겸 보도본부장, 최기화 보도국장 등 경영진·보도국 간부들을 향해 “아랫사람 시키지 말고 현장에 나가서 당신들이 직접 리포트해라”라며 “MBC가 이렇게까지 되는데 책임을 느낀다면 당신들이 리포트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조 본부장은 “취재 현장에서 갖은 치욕을 감내하는 동료 방송인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사내 비조합원을 향해 “조합에 가입해 함께 싸우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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