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8일 오후 2시 20분]

"책 보관 위해 4채, 5채 가지고 있었나" - "결과적으로 송구"

▲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가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한 뒤 목을 축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날 오전 청문회에 나선 여야 의원들은 백용호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와 세금 탈루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서 국세청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한 백 후보자의 생각을 따져 물었다.

백재현 민주당 의원은 백 후보자의 용인시 수지의 땅 단면도 등을 들고 나와, "이 땅의 형태를 보면, 기획부동산에서 투기를 목적으로 만든 것을 알수 있다"면서 "10명이 함께 부동산을 매입했지만, 단 1명만이 유일하게 집을 짓는 등 실제 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시 아들이 광진구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니고, 신반포에 살면서 어떻게 용인까지 다닐 수 있겠는가"라며 "용인 땅을 사들이고 처분하는 과정에서 신고금액이 실제 계약금액의 10분의 1에 불과해, 취득과 등록세 등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백용호 후보자는 "용인 땅에 대해 투기의혹이 제기돼서 안타깝다"면서 "실제로 집을 짓기 위해서 샀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집을 짓지 못했고, 작년 공정위원장 시절에 일부에서 문제가 제기돼 하반기에 팔려고 내놨지만 매매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투기 목적 땅 매매" - "집 지으려고 샀지만..."

이어 여당인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은 백 후보자의 부동산 관련 서류에 찍힌 도장을 보이면서, "임야로 형질을 변경할때 등 이런 (부동산) 서류를 보면 한결같이 한 도장가게에서 만든 막도장들이 찍혀 있다"면서 "얼핏 보더라도 한 사람이 만든 이 도장이 (용인 땅) 형질변경부터 준공까지 사용됐는데, 어떻게 투기 목적이 아니라고 설명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백 후보자는 "그냥 대지로 나와 있는 땅을 샀고, 당연히 대지로 변경될 것을 알고 샀다"면서 "실제 집을 지으려고 했고, 매매 이후 양도소득세 등을 냈는데, 금액을 보면 과도한 시세차익을 노리고 매매했다고 볼 수 없지 않느냐. 한번도 그 땅으로 막대한 시세 차익 얻으려 생각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주승용 민주당 의원은 최근 10년간 백 후보자의 부동산 매매 현황 도표 등을 보이면서, "지난 96년 15대 총선때 '재산없다'는 후보자는 낙선하자마자 부인과 함께 서울 강남일대의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사들였다"면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강남에 아파트 2채, 오피스텔 2채 등 집 4채와 용인 수지에 땅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다그쳤다.

"책 보관 위해 4채, 5채 가지고 있었나" - "결과적으로 송구"

▲ 김종률 민주당 의원이 8일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에 관해 요구한 자료제출이 미비하다고 질타하자 국세청 관계자가 한나라당 이혜훈 간사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어 백 후보자가 "95년에 총선에 출마하면서 대학교수 사표를 냈고, 연구실 자체가 없어지면서 많은 책을 보관할 장소가 없어서 (강남에) 오피스텔을 (구입했다)..."라고 답하자, 주 의원이 다시 "책을 보관하기 위해 집을 4채, 5채나 가지고 있었나"라고 따졌다.

주 의원은 이어 "백 후보자는 10년새 재산이 4억원에서 지금은 30억원대로 8배이상 증가했고, (부동산 매매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써서 각종 양도소득세 등 세금을 탈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백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라는 주장은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국회 출마 등의 인생에 큰 변화가 있으면서 아파트를 팔았고, 거기서 생기는 차익은 거의 없었다"면서 "현재의 재산 증식은 공교롭게 외환위기이후 강남에 아파트를 사게됐고, 금액이 올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후 임영호 자유선진당 의원이 "시중에는 백 후보자를 재테크의 달인이라고 하는데, 국민에게 솔직하게 유감이라도 표명해야 하지 않은가"라고 묻자, 백 후보자는 "지난 10년간 부동산 살때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 안했다"면서 "결과적으로 스스로 안타깝고, 국민께 공직후보자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와 함께 주로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백 후보자를 상대로 국세청의 조직 개편과 향후 운영방향에 대해 물었다. 일부 의원들은 대표적인 징세기관인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정치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백 후보자의 생각을 묻기도 했다.

이에 백후보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고위직, 간부직의 변화가 좀 필요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고위직 간부에 대해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예고했다. 그는 또 "조직 내부에서 신뢰가 형성되도록 하고, 인사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개편에 대해선, 백 후보자는 "(국세청이) 개혁의 대상이라는 표현은 조금 적절치 못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국세청 조직이 변해야 한다는 것은 맞지만, 외부의 강요된 쇄신과 개혁보다 공감대와 시간을 갖고 점진적으로 개혁을 하는게 바람직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1신 : 8일 오전 11시 40분]

부동산 투기에 세금탈루 의혹까지

▲ 백재현 민주당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용인 대지 등 백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가 8일 국회 기획재정위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세청 관계자와 답변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받고 있는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백 후보자가 지난 98년 이후 거래한 각종 부동산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매매가를 축소 신고했고, 부동산 양도소득세와 거래세 등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선 여야 의원들은 백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와 세금탈루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나섰다.

이날 청문회에 앞서 김종률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백 후보자는 지난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서울 아파트와 오피스텔, 경기도 토지 등을 사고 팔면서 6차례에 걸쳐 이른바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매매가를 축소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탈세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도덕성 논란

▲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가 8일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국회 기획재정위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 같은 내용은 백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자료와 국토해양부가 내놓은 백 후보자의 부동산 거래내역을 비교한 결과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백 후보자는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서울 서초구 신반포아파트를 1998년 3월에 매입했으며, 국세청에 신고한 가격은 3억2000만 원이다. 하지만 국토해양부 신고가액은 2억4400만 원이었다. 7600만 원을 줄여서 허위로 신고한 것이다.

또 지난 2000년 2월 경기도 고양시 백마아파트를 팔 때, 국세청에 신고한 가격은 1억5800만 원이다. 하지만 국토해양부 전산 자료에는 이 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8200만 원에 아파트를 판 것으로 돼 있다.

이 같은 다운계약서에 의한 세금 탈루 의혹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경기도 용인시 수지의 땅도 마찬가지다. 백 후보자의 부인 조아무개씨는 지난 2001년 11월 경기도 용인시 수지의 토지를 2억4600만 원에 샀다고 국세청에 신고했다. 하지만 국토해양부쪽에는 2500만 원에 산 것으로 신고했다. 무려 2억2000만 원을 줄여서 신고한 것이다.

백 후보자 "다운계약서 생각못했다... 조심하겠다"

김종률 의원은 이날 열린 국회인사청문회의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백용호 후보자에 대해 각종 부동산 거래 매매 계약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병수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도 이같은 세금 탈루 의혹이 불거지자, 백 후보자에 대해 "오늘 오전까지 매매 계약서를 제출하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기와 세금 탈루 의혹에 대해, 백용호 후보자는 "다운계약서에 대해선 한 번도 생각해보질 않았다"면서 "보통 (부동산) 매매계약이 이뤄지면 공인중개사에 맡겨 등기 전환 과정을 밟았다"고 해명했다. 백 후보자는 이어 "국세청장으로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그는 또 용인 수지 땅에 대한 투기의혹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용인 땅 매입 당시에 전원주택지로 실제 집을 짓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러가지 사정상 변경하면서 집을 못지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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