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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신비한 동물사전’, 증오에서 시작된 우로보로스, 그 악순환의 알레고리[블로그와] 박정환의 유레카
박정환 | 승인 2016.11.16 11:23

‘해리 포터’ 시리즈의 종결로 조앤 K. 롤링이 세계 영화 팬들에게 선사하는 마법은 일단락되나 싶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영국에서는 해리 포터가 사춘기 아들과 벌이는 이야기를 다룬 ‘해리 포터’ 시리즈의 후속편 격인 연극 대본이 나왔고, 조앤 K. 롤링이 대본에 참여한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이 개봉됐다.

조앤 K. 롤링이 참여했으니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는(앞으로 10년 동안 4편이 추가로 제작될 예정) ‘해리 포터’ 시리즈의 스핀오프로 자리매김하게 되며, ‘해리 포터’의 영향력은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영화 속 주인공 뉴트 스캐맨더는 훗날 호그와트 마법학교 교과서의 저자가 되는 인물이다.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 스틸 이미지

‘해리 포터’ 시리즈의 스핀오프이기는 하지만 이 영화는 ‘해리 포터’ 시리즈와는 결이 다른 세계관으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제목 그대로 기기묘묘한 갖가지 신비한 동물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에이리언이나 프레데터처럼 이질감이 아니라 어디에서 본 듯한 친숙함으로 다가오는 동물 디자인 덕에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편하게 눈요기를 즐길 만하다.

영화의 세계관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타자에 대한 증오의 우로보로스’로 표현할 수 있다. 우로보로스는 자기의 꼬리를 물고 있는 뱀이다. 어떤 한 가지 영향력이 꼬리를 물고 있는 원형의 뱀처럼 순환한다는 의미다. 타자는 경계의 대상임을 넘어서서 증오의 대상, 배척당해야 될 대상, 심지어는 박멸해야 될 대상으로 여겨지기 쉽다. ‘엑스맨’ 시리즈에서 인간이 돌연변이를 경계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들을 억압하고 규제하는 입법을 시행화하려는 노력을 보라.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 스틸 이미지

‘신비한 동물사전’에서 주인공인 뉴트 스캐멘더는 미국 마법의회(MACUSA)의 ‘요주의 인물’로 낙인찍힌다. 미국 마법의회가 잘 알지 못하는 마법의 동물들을 가방에 한 가득 들고 다니는 데다가 이들 중 몇몇이 가방을 탈출해서 뉴욕시를 휘젓고 다니기 때문이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뱀파이어처럼 최대한 인간의 눈에 띄지 않게 살아가는 것이 미국 마법의회의 행동 강령 가운데 하나인데, 영국에서 건너온 젊은 마법사 스캐맨더 때문에 인간의 눈에 띌 공산이 커짐으로 미국 마법의회는 영국에서 건너온 타자인 스캐맨더를 경계하고 통제하고자 한다.

어둠의 힘인 ‘옵스큐러스’를 태동하게 되는 건 인간이 마법사를 증오하고 살해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인간의 마법사 학살을 피해 마법의 힘을 숨긴 어린 마법사를 숙주로 해서 살아온 어둠의 힘이 옵스큐러스. 인간이 타자인 마법사를 증오해서 학살한 대가로 돌아온 것이 어둠의 힘인 옵스큐러스이고, 이 옵스큐러스는 ‘신비한 동물사전’에서 학대와 증오를 차곡차곡 먹고 자라온 덕에 뉴욕시는 물론 마법계를 위험에 빠뜨린다. 인간이 마법사라는 타자를 혐오하고 박멸하려다가 옵스큐러스가 태동하고, 이 어둠의 힘은 타자인 마법사를 증오한 인간의 세계인 뉴욕을 공격한다는 ‘우로보로스’를 영화에서 관찰할 수 있다.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 스틸 이미지

이는 현재 유럽 사회 이민자의 악순환에 대한 알레고리로도 읽을 수 있다. 시리아의 지독한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건너왔지만 유럽인에게 타자일 수밖에 없는 이민자들은 박해당하고 격리되기 일쑤다. 이에 타자인 이민자들은 독일에서 아프가니스칸 소년이 저지른 도끼 테러처럼 유럽에 동화하지 못하고 타자를 혐오하는 유럽인에게 증오의 씨앗을 키우기 시작한다.

‘신비한 동물사전’에서 미국 마법사들이 영국에서 건너온 마법사를 타자화하고, 인간이 마법사를 타자화하고 살육한 결과가 옵스큐러스를 태동하게 해 인간이 공격받는다는 설정은 - 난민을 타자화하는 난민포비아가 유럽의 불안정을 부추기는 테러의 씨앗으로 발화하는, 현실 속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악순환의 우로보로스에 대한 알레고리로 읽을 수 있다.

‘신비한 동물사전’은 기존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보여준 우정의 소중함, 해리라는 개인의 성장담 차원을 넘어서서 악순환의 우로보로스가 벌어지는 현실에 대해 보다 심오한 알레고리를 동화 같은 마법으로 보여주고 현실을 비판한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박정환  js7kei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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