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양지기자] 개장 첫날인 11월 11일부터 10만여 명이 방문하며 ‘대박’을 터뜨린 울산큰애기야시장. 몰려든 손님만큼이나 전통골목과 주변 상인 등 각계각층의 반응도 다양했다.

“일단 사람 많아지니 흐뭇… 불편함도 덩달아”

개장 이틀째인 12일 저녁 야시장은 주말을 맞아 야시장을 방문한 손님들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를 지켜보는 전통골목 상인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지만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이 골목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은 “일단 사람들이 북적이니 너무 좋다. 이 골목이 사실 죽은 상권이었다. 이렇게 사람이 몰린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흐뭇하다”고 했다.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주인도 “이 골목이 25~30년 전에 이렇게 북적였다. 그러다 그 뒤로 계속해서 어둡고 침침한 분위기였는데, 야시장이 들어서고 처음으로 그 시절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남성의류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야시장에서 나오는 숯불냄새, 음식냄새가 의류에 다 배서 어떻게 팔아야 할지 난감하다. 반품도 못 한다”고 답답해했다. 야시장에서 판매하는 음식이 새 옷에 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다른 한 상인은 “이 골목이 옷가게가 주류인데 옷을 바깥 매대에 내 놓고 팔기 불편한 건 맞다. 그래도 일단 사람이 몰리면 주변 옷가게나 신발 가게에도 중장기적으로 이익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구청 관계자는 “의류와 이불 등에 냄새가 배는 문제는 구청에서도 인지하고 있다. 당장 해결은 어렵지만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등 대책을 세우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큰애기야시장

손님 반응 각양각색… 불편 해결 요구 목소리도

울산에 처음 생긴 야시장이라 새로운 볼거리, 먹을거리를 즐기는 손님들도 대체적으로는 ‘즐겁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주차 및 통행 불편, 화장실 부족, 카드 사용이 안 되는 점 등에 대한 지적도 뒤를 이었다.

토요일에 야시장을 찾은 조모(50) 씨는 “차를 안 가지고 오길 잘한 것 같다. 이 골목 앞 도로가 평소에도 주말이면 막히는데, 지금은 차도 사람도 제대로 못 지나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박모(30, 여) 씨는 “음식을 사도 앉아서 먹을 곳이 부족해 아이를 데리고 서서 먹거나 골목을 빠져 나와 길거리 어디쯤에서 먹어야 하는 점이 불편하다”고 했다.

주변 요식업 상인, 매출 하락 우려

변수도 생겼다. 새로운 수요가 창출된 게 아닌 기존 수요, 즉 손님들이 야시장으로 ‘이동’하다 보니 기존 상가의 매출이 하락했다는 것.

중구 우정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지난 주말동안 이상하게 장사가 안 됐다. 주말 장사가 제일 바빠야 하는데 한산해서 놀랐다. 알고 보니 야시장이 생겨 손님들이 다 그리로 옮겨 갔다고 하더라”며 “이 주변 식당들이 대체로 비슷한 상황이었다. 없던 게 새로 생기니 손님이 몰려 그럴 수 있겠지만 씁쓸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중구 태화시장 근처에서 영업 중인 또 다른 식당 주인은 “늘 주말에 팔리는 양을 예상하고 재료를 준비했는데 잔뜩 남았다. 속상하다”며 기자에게 야시장의 규모와 기간 등을 되묻기도 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구 원도심과 가까운 음식 상권은 타격이 있을 수 있다. 사실 100%를 만족시키는 방안이란 나오기 힘들다. 일단 이 상권이 살아났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옥교·성남동 이외의 지역은 상권도 고객층도 다르기 때문에 야시장으로 인해 매출이 하락했다는 것은 지나친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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