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의 양자회담이 성사된 가운데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반발하고 나섰다. 두 당은 자신들과 상의없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단독으로 양자회담을 요청한 더민주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연합뉴스)

14일 오전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오늘 야 3당 대표회담이 예상되고 있는데, 아침 느닷없이 추미애 대표가 한광옥 비서실장을 통해 '양자회담으로 결판내자'는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면서 "저로서는 어떠한 논평을 하기 이전에 과연 야권공조는 어떻게 하고, 야권의 통일된 안이 없는데 어떻게 할 것인지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지원 위원장은 "성난 100만 촛불시민의 요구를 잘 알고 있을 추 대표가 그런 제안을 한 것도, 또 그것을 덜컥 받은 청와대도 똑같다"면서 "추 대표의 진의가 어디서 출발했는지, 과연 촛불 민심과 국민 염원을 알고 있는지 의아하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위원장은 추미애 대표에 대해 "지난주 야 3당 대표 회담을 통해 12일 집회 후 만나기로 했는데, 우리 당에 한 마디 상의도 통보도 없이 이뤄졌다"면서 "대단히 유감스럽고 잘못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된 것이라 취소되길 바라고 국민 염원대로 질서 있는 박 대통령 퇴진을 위해 야권 공조가 계속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사실상 양자회담 취소를 요구한 셈이다.

정의당도 심상정 대표의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추미애 대표의 양자회담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1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심상정 대표는 "이번 주 초 야 3당 대표가 만나 수습안을 논의하기로 했다"면서 "다른 야당에 한 마디 설명도 없이 (더민주가) 단독회담을 추진한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심상정 대표는 "민주당은 제 1야당이고, 지금이 일상적 시기라면 제 1야당 대표가 대통령과의 회담, 얼마든지 요청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지금은 국민이 대통령께 최후통첩을 하고 답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때에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이 어떤 쓸모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국민에 혼란만 줄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심상정 대표는 "게다가 토요일 집회 이전까지 민주당의 공식 수습방안은 2선 후퇴-거국내각이었다"면서 "권한은 줄이되 임기는 지켜주는 '대통령동거내각'안이었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 방안은 백만 촛불에 타버려 재가 됐다"고 덧붙였다.

심상정 대표는 "국민은 대통령 임기를 보장하는 어떤 수습안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면서 "지금 민주당의 수습책이 국민들의 뜻에 부합하는지 국민들은 의심하고 있다. 국민들은 민주당에 수습권한 위임한 적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야권균열 우려만 키우는 단독회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