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6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환,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이 '황제 소환 수사'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연합뉴스는 7일 오전 검찰이 최순실 씨 수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기사를 첫 머리에 장식했다. 때 아닌 연합뉴스의 검찰 칭송으로 볼만한 구석이 적지 않다.

연합뉴스는 7일 <입 닫은 최순실…檢 "진실 고백하고 국민에 참회" 추궁> 기사를 통해 검찰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검찰이 압박과 설득을 병행하며 최 씨의 범행 실체·박근혜 대통령 관계 규명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7일자 연합뉴스 보도. (사진=연합뉴스 캡처)

해당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최순실 씨를 '이제 진실을 고백하고 국민 앞에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라'는 식으로 강하게 압박하면서 의혹 실체 규명을 위해 추궁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연합뉴스는 "일각에서 최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내용을 보고 말없이 펑펑 눈물을 흘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심경 변화의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연합뉴스 보도에서 강조되는 것은 실체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검찰이다.

이처럼 연합뉴스의 알맹이 없는 최순실 씨 검찰 수사 보도와 다르게 많은 언론이 이날 주목한 것은 검찰의 '우병우 황제 소환' 조사였다.

▲7일자 조선일보 1면 보도.

6일 우 전 수석은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고 고발당한 내용은 횡령·직권남용, 처가의 부동산 거래 의혹 등이다. 그러나 우병우 전 수석은 당당했다. 자신을 둘러싼 취재진에게 유감 표명도 하지 않았다. "검찰조사에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밝혔을 뿐이다. 그는 가족회사의 자금 유용 여부를 질문한 기자를 한동안 노려보기도 했다.

또한 우병우 전 수석은 본격적인 조사를 받기 전 윤갑근 고검장실에 들어가 차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윤 고검장은 우 전 수석의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수사팀장이다. 조사 도중 휴식을 취할 때 검찰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조선일보는 7일자 보도에서 <팔짱낀채 웃으며 조사받는 우병우> 기사를 1면에 배치했다. 조선일보는 '수사팀장실 차 대접받고, 휴식 중엔 담소, 황제 소환 현실로'라고 정리했다. 중앙일보도 송승환 기자의 <취재일기-검찰의 우병우 예우…수사도 그렇게 하나>에서 "검찰의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예우를 보며, 이런 상황에서 특별수사팀의 수사결과를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생각을 내놓기도 했다.

야권에서는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검찰조사를 '황제 수사'로 규정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길은 우병우 구속수사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처럼 검찰의 솜방망이 수사가 여러 언론과 정치권, 시민사회에서 지탄을 받고 있지만 연합뉴스는 알맹이 없는 검찰의 최순실 씨 수사 보도로 맞불을 놓은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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