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짚어보자.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들이 일괄사퇴를 두고 토론할 때 안종범 전 수석과 우병우 전 수석이 강력하게 반대했다. 다 그만 두면 누가 대통령을 지키느냐며.

그러다가 대통령이 수석들에게 사표를 받아내고 가장 먼저 안종범 전 수석과 우병우 전 수석의 완장을 떼버렸다. 완장 떨어진 안종범 전 수석은 구속됐고 우병우 전 수석은 오늘 수많은 기자들 앞에서 수모를 당하며 검찰청사로 밀려 들어갔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지금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등 친박 지도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보호를 위해 당권을 유지해야 하는 것처럼 말하며 버티고 있다. 천만에 말씀이다. ‘안종범·우병우’ 사례를 보듯이 당 대표 자리가 검찰수사의 방탄조끼이기 때문이다.

이정현 대표는 부인이 아마추어 화가로서 공짜로 갤러리를 빌려 '그림팔이'를 해서 돈을 거뒀다. 또한 KBS 보도에 압력을 가한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의 녹취록 파문으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당대표를 그만 두는 순간 검찰청 앞 포토라인에서 수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할 운명이다.

이정현 대표 뒤에서 버티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는 핵심 친박 서청원 의원은 윤상현, 최경환 의원 등을 배후 조정해 김성회 전 의원을 협박한 녹취록 파문의 장본인이다. 당권마저 비박에게 넘어가면 곧장 검찰수사 대상이다.

윤상현 의원 같은 이들은 말 할 것도 없고 최경환 의원은 직권을 남용하여 취업 청탁 등과 서별관회의 특혜 등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위법 의혹을 받고 있다. 전해 듣기로 최순실 씨 못지않다고 한다.

이들은 드러난 사실이 부끄럽고 드러날 사실이 무서운 대표적인 인사들로 박근혜 대표가 사퇴하고 이정현 대표가 당권을 놓는 순간, 줄줄이 굴비 엮이듯 검찰청의 포토라인에서 '조사 과정에서 모든 걸 밝히겠습니다'라는 후렴구를 읊조려야 할 운명이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반대하고 이정현 대표의 사퇴도 기를 쓰고 반대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는 위법 행위의 당사자로서 버텨서 상황을 정리해야 할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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