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순실 씨는 가해자, 박근혜 대통령은 피해자인양 호도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진다. 2차 대국민사과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에게 뒤집어씌우면서 ‘박근혜 피해자’론이 점점 활기를 띄는 듯하다.

단호히 말하건대 둘은 주범 종범의 관계도 아니고 가해자와 피해자 관계도 아니다. 일심동체요, 공동주범이 맞다. 굳이 좀 더 세밀히 따지자면 연예기획사 사장과 아이돌의 관계이다. 아이돌이 연예기획사 사장에게 일방적으로 이용만 당하는 꼭두각시인가, 피해자인가.

뉴스타파 화면 캡처

박근혜 대통령은 권력과 명예와 대중적 사랑을 누렸다. 최순실 씨는 명예와 대중적 사랑은 박근혜 대통령이 누리도록 하고, 권력을 공유했다. 실제 누린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훨씬 크다.

그리고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은 두 가지 성격을 갖고 있다. 하나는 박근혜 대통령 퇴임 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발판으로서, 전두환의 일해 재단 같은 기능을 하려했다는 점이다. 이는 처음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관여했다는 사실이 안종범 청와대 전 수석의 증언으로 입증됐다. 의혹이 아니라 사실이다.

또 다른 하나는 돈이다. 정치적 영향력은 두 곳에서 나온다. 자리와 정치자금이다. 퇴임 후에도 영향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자리는 줄 수 없어도 돈은 줄 수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두 재단을 기반으로 평창올림픽의 각종 이권에 전방위적으로 개입했다. 최순실 씨가 기획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실행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 유지는 최순실 씨의 안전판이요, 이권개입 동력이다. 기반인 조직과 정치자금을 두 사람 중 한 명은 기획과 수금을, 한 명은 직권을 남용한 실행으로 퇴임 후를 준비한 것이다. 그래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다.

그런데 ‘최순실 게이트’로 명명함으로써 박근혜가 피해자인 것처럼 몰아가려는 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박근혜 대통령이 한 푼이라도 부정한 돈을 먹었냐고? 최순실 씨 돈이 박근혜 대통령 돈이고 박근혜 대통령 돈이 최순실 씨 돈이다. 왜 이러실까. 지금 5% 미만의 박근혜 대통령 지지자들과 호위무사들이 각종 언론과 인터넷에서 이런 것도 논리라고 옹호논리를 펼치고 있다.

울먹이며 가족과도 만나지 않았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동정심 구걸발언에 연민의 정을 표현하는 이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가족과 만나지 않은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친인척비리를 예방하기 위함이 아니라 유산 문제로 박근령, 박지만 두 동생과 철천지원수가 되었기 때문이고 최순실 일가의 강한 반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것이 효과를 일정하게 발휘하고 있다. 세상을 속이고 마음 약한 국민들을 흔들려 하는 간악한 피해자 코스프레가 여전히 일부 국민들의 여린 가슴을 흔들고 있다.

최순실 씨와 박근혜 대통령은 주범이고 공범일 뿐이다. 종범은 안종범 전 수석 같은 수석들이고 장차관들이며 새누리당의 전현직 친박들이다. 결코 이 어쭙잖은 ‘박근혜 피해자’론은 또 하나의 대국민사기극일 뿐임을 이 순간 분명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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