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를 켜면 스포츠 전문 채널인 ‘MBC 스포츠플러스’에서 경쾌한 음악과 남녀 아나운서들의 내레이션에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방송 장면들을 재구성한 테마 영상이 눈길을 끈다. 이들이 영상 말미에 던지는 메시지는 ‘K리그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는 K리그 경기 중계방송을 가뭄에 콩 나듯 볼 수 있는 국내 스포츠채널들의 상황에 대해서는 참으로 유감스럽지만, 어쨌든 올해도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K리그 클래식과 K리그 챌린지 등 국내 프로축구는 이제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통해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팀을 가리고 정규리그 최종 순위를 정하는 일과 FA컵 우승팀을 가리는 일, 그리고 그 결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확보하는 팀을 가리는 일, 아울러 최종적으로 승격팀과 강등팀을 가리는 일을 남겨두고 있다.

시점의 순서대로 살펴보면 K리그 챌린지에서 K리그 클래식으로의 승격을 노리는 강원FC와 부천FC의 맞대결에 가장 먼저 눈길이 간다. 두 팀은 5일 오후2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K리그 챌린지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준플레이오프 당시 강원 세르징요[프로축구연맹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두 팀의 승점차는 단 1점. 부천이 승점 67점으로 3위, 강원이 승점 66점으로 4위를 차지했다. K리그 챌린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는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데 규정상 무승부는 없다. 만약 90분 동안 승부가 나지 않으면 정규리그 상위권 팀이 진출 티켓을 갖는다.

따라서 부천은 비기기만 해도 K리그 클래식 최종 순위 11위 팀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르는 K리그 클래식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다. 반면 강원은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한다.

대구FC가 이미 올 시즌 K리그 챌린지 우승을 확정과 함께 K리그 클래식 승격을 확정 지은 상태인 가운데, K리그 챌린지에서 추가적으로 K리그 클래식 승격팀이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K리그 챌린지 승격 플레이오프 승자가 결정되는 5일에는 K리그 클래식 최하위팀, 그러니까 내년K리그 챌린지로 자동 강등되는 팀도 정해진다.

5일 오후 3시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FC가 맞붙는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가려진다.

11위 인천(승점 42, 42득점)은 이번 경기에서 이기면 K리그 클래식 잔류가 확정된다. 비기거나 2골차 이내로 져도 일단 즉각적인 강등은 피하게 되고, K리그 챌린지 승격 플레이오프 승자와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 K리그 클래식 잔류를 노릴 수 있다.

반면 최하위인 수원FC(승점 39, 40득점)는 이날 반드시 3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인천을 최하위로 끌어내리고 즉각 강등되는 것을 피할 수 있지만, 비기거나 지면 리그 최하위가 확정되면서 K리그 챌린지 강등이 확정된다.

이튿날인 6일에는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팀이 가려진다.

2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전북 현대와 상주 상무의 경기. 전북 이동국이 페널티킥을 성공하자 전북 현대팀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맞대결의 상대는 전북 현대와 FC서울로 두 팀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시즌 최후의 승자 자리를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인다. 당연히 이기는 팀이 우승팀이 되지만 비기면 전북의 리그 3시즌 연속 우승이 확정된다. 두 팀의 승점이 67점으로 같지만 전북이 다득점에서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 리그 2위 서울은 반드시 이겨야 2012년 이후 4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다.

전북이 현재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있고, 서울은 FA컵 결승에 진출해 있기 때문에 이날 승자는 ‘더블’의 기회까지 얻게 된다.

두 팀은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포함해 총 5차례 맞대결을 펼쳐 전북이 4승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맞대결 전적과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전북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실 심판매수 스캔들로 승점만 깎이지 않았다면 이미 전북은 우승팀이 되어 있어야 한다.

K리그 클래식 마지막 라운드에서 관심이 가는 또 한 팀은 바로 리그 3위 제주 유나이티드.

제주는 지난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 경기에서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침으로써 시즌 16승 8무 13패, 승점 56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제주는 6일 상주 상무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패해도 정규 리그 3위를 차지할 것이 확실시 된다. 그렇게 되면 제주는 6년 만에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출전 기회를 얻게 된다.

하지만 제주가 내년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직행 여부는 오는 11월 27일과 12월 3일에 있을 FC서울과 수원삼성의 FA컵 결승전 결과로 결정된다.

FC서울과 수원삼성이 11월 27일과 12월 3일 FA컵 결승을 치른다. 사진은 지난 6월 양 팀의 맞대결에서 슈팅을 시도하는 서울 아드리아노 (연합뉴스 자료사진)

FA컵 결승에서 올 시즌 정규리그 2위를 확보한 서울이 수원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할 경우 제주는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직행하지만, 수원이 이겨서 FA컵 우승을 차지하면 제주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 티켓을 놓고 다른 나라 팀과 플레이오프를 벌여야 한다.

제주 입장에서는 서울이 수원을 이겨줘서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직행하게 되길 바라겠지만, 올 시즌 수모라고 생긴 수모는 모두 경험한 수원의 입장을 떠올려 보면 절박함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서울에 대한 수원의 저항이 그야말로 처절하고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시즌 마지막 라운드의 경기 결과에 따라 각 팀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팬들의 입장에서도 K리그로 인해 행복을 느끼는 팬과 불행을 느끼는 팬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나뉠 것이다.

한국 프로축구 역사에 기록될 2016년 K리그의 마지막 이틀, 그 스토리가 어떤 장면으로 묘사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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