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국민안전처 장관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교수를 신임 국무총리에 내정했다. 이를 두고 보수언론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참여정부 시절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은 김병준 총리내정자가 청와대 정책실장, 교육부총리 등을 지내는 동안 날선 비판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조중동의 김병준 총리내정자에 대한 비판 수위는 2006년 절정이었다. 특히 김병준 총리내정자가 청와대 정책실장을 사직하고, 교육부총리로 임명됐다가 다시 사직하는 과정이 이어진 2006년 5월부터 8월까지 비판 기사는 쏟아졌다. '부동산정책 실패'부터 '코드 인사', '회전문 인사', '논문표절 의혹' 등 내용도 다양했다.
그로부타 10여 년이 지난 현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정국이 혼란에 빠지자, 박근혜 대통령이 정국 수습책으로 김병준 총리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수언론의 논조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2일 현재 조선일보·중앙일보 인터넷판은 김병준 총리내정자에 대한 비판 논조를 이어가고 있다. 두 신문은 김병준 교수 총리 인선에 대한 정치권 각계의 반응을 전하면서도, 과거에 자신들이 비판했던 내용을 기사에 담아냈다.
조선일보는 <김병준 총리 내정자는…참여정부에서 靑정책실장 등 요직 거쳐>라는 기사에서 김병준 교수의 이력을 소개하면서도, 논문표절, 강남 세금폭탄 등을 거론했다. 중앙일보는 <10년 전 교육부총리 지명 13일만에 낙마…朴-김병준, 구원 털었나>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달랐다. 이날 동아일보는 <위기의 정국 구원투수 김병준은 누구? '참여정부 노무현의 책사'>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해당 기사는 김병준 내정자의 이력을 나열했을 뿐 과거에 비판했던 내용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동아일보는 김병준 내정자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브레인",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 겸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노무현의 책사", "지방분권 철학을 펼친 인물", "한명숙 총리와 막판까지 총리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합을 펼친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물론 자신들이 과거 비판했던 내용은 쏙 빠져있다.
문제는 조중동 중에서도 동아일보가 지난 2006년 김병준 내정자에게 가장 많은 비판을 가했던 언론사라는 점이다. 앞서 말했던 2006년 5월부터 8월까지 김 내정자에게 동아일보가 쏟아낸 비판 사설, 칼럼, 기자수첩, 기고만 해도 수십 건이다. 물론 기사는 이보다 더 많다. 동아일보가 10년 전과 달리 지금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3일 아침 지면에 동아일보가 어떤 기사를 내놓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