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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민주주의, 책임은 언론에 있다”[기자회견]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 "박근혜 사퇴 위해 함께"
이준상 기자 | 승인 2016.10.31 13:51

[미디어스=이준상 기자] 현업 언론단체 대표들과 원로언론인들, 언론시민단체 회원들 70여명이 모여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한 목소리로 개탄과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동시에 언론인으로서 사명을 다하기 위해 ‘핵심 과제’를 선정해 집중 취재·보도할 것을 촉구했다. 

‘언론단체비상시국대책회’는 31일 오전 11시 광화문 광장에서 <대통령은 사퇴를, 언론은 진실을!>이란 제목의 언론인 비상시국 기자회견을 가졌다. 앞선 27일 언론단체 대표자들은 현 시국을 헌정질서가 무너진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 ‘언론단체비상시국대책회의’를 구성했다.

▲31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언론인 비상시국 기자회견'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이날 마이크를 잡은 현직 언론단체 대표들은 자성의 목소리를 내며 앞으로 사명을 다하는 언론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윤창현 SBS본부장은 “죄송하다. 저희는 공범이었다”며 말을 꺼냈다. 윤 본부장은 “대통령이 뭐라고 하면, 그래도 대통령이니까 그게 사실인 줄 알고 열심히 받아쓰고 방송해왔다”며 “최씨 일가가 뒤에서 무당춤을 추며 조정하는 거대한 인형극을 방송에 내보내고 있었다”고 밝혔다.

윤 본부장은 “회사와 정치권력은 청와대에 밉보이면 어려워진다. 먹고살기 힘들어진다. 이런 논리로 내부 기자들을 겁박해왔다”면서 “많은 기자들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이번만 넘겨보자, 이런 마음으로 하루하루 현실을 회피해왔다”고 반성했다. 그는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 언론의 본질을 흐리고, 이 타락한 정치권력에 줄을 대서 저에게 입을 막아보려는 시도에 무릎꿇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윤창현 SBS본부장

윤 본부장은 SBS출신 청와대 홍보수석이 임명된 것에 대해 “청와대 SBS인사가 5명째다. SBS가 부패권력의 흥신소라도 되냐”면서 “SBS노동조합과 구성원들은 더 이상 그런 치졸한 시도와 민심에 반하는 행보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홍보수석에게 경고한다. 어디 가서 SBS출신이라고 이력서 내밀고 떠들고 다니지 말라. SBS경영진에게 한마디 하겠다. 홍보수석 됐다고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말라.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언론노조 성재호 KBS본부장은 “9월20일 최순실이란 이름이 언론에 전면 등장한 때, 보도본부장은 최씨 관련 뉴스를 보도해야 하지 않겠냐는 KBS내부의 목소리를 묵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더 발제하고 싸웠어야 한다. 자기검열에 빠졌다”면서 “죄송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고대영 사장과 고 사장을 앉힌 책임이 있는 KBS 이인호 이사장에게 묻겠다면서 “이번이 국민들에게 마지막으로 사죄할 수 있는 기회로 알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조능희 MBC본부장은 “엊그제 열린 촛불집회에서 쫓겨나는 한 기자의 모습이 광범위하게 인터넷에 퍼지고 있다. MBC기자다. MBC 취재카메라 맞다. 솔직히 말하면 제가 모르는 사람들”이라면서 “2012년 파업 이후 MBC에 알 수 없는 이력 기자들, PD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MBC가 신입사원을 안 뽑은 지 4년째”라면서 “공정방송을 주장하던 기자들이 해고 당한 뒤, 알 수 없는 기자들이 그 자리를 대신 채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조능희 MBC본부장

조 본부장은 “MBC를 바꿔야 한다. 내부에서 계속 싸우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MBC의 현실을 바꿔달라고 국회에 그렇게 얘기를 해도 친박 의원들, 새누리의원들 입도 뻥긋 안 했다”고 비판했다.

언론단체비상시국대책회의는 기자회견문에서 “붕괴하는 민주주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주체는 국민”이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은 오직 진실만을 찾아가는 언론”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 모든 사태의 장본인인 박 대통령이 사퇴할 때까지 시민사회, 국민과 함께할 것을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

이들은 언론인들을 향해 “어떤 외압과 유혹에도 굴하지 말자. 마지막까지 언론의 사명을 다하자”며 “언론인들의 권리는 바로 국민들이 준 것이며, 끝까지 함께할 사람들도 언론주권자, 오직 국민”이라고 밝혔다.

한편, 언론단체비상시국대책회의는 차후 국정농단의 실체와 진실을 원하는 국민의 요구와 물음을 모아 언론이 찾아내고 보도해야 할 핵심의제 10개를 선정, 언론사들에게 철저하게 보도해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또한 11월 12일 열릴 민중총궐기에서 언론단체비상시국대책회의 이름으로 많은 언론인들이 투쟁에 참여하도록 조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상 기자  junsang02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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