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17 여자프로농구가 개막한다. 새 시즌 여자프로농구는 29일 오후 5시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용인 삼성생명과 ‘디펜딩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의 개막전과 이튿날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청주KB스타즈와 구리KDB생명의 경기를 시작으로 내년 3월까지 팀 별로7라운드 54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에 돌입한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이 4시즌 연속 통합 챔피언에 등극하면서 절대 강자로서의 위치를 재확인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 여자프로농구는, 2016-2017시즌 아산으로 연고지를 옮긴 우리은행의 5시즌 연속 통합 우승 여부에 가장 큰 관심을 갖게 하는 시즌이다.

또한 그에 못지않게 ‘슈퍼루키’ 박지수를 품에 안은 청주KB스타즈의 활약과 창단 첫 우승 여부, 그리고 지난 시즌 팀 리빌딩의 과정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을 벌이다 아쉽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1순위 엘리사 토머스를 뽑은 삼성생명의 우승 경쟁 합류 여부 등이 관심거리다.

개막전이 열리기까지 약 5시간 전, 새 시즌 6개 구단의 전력을 예상해봤다.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2016-2017시즌 여자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각팀 감독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 신기성 신한은행 감독,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 이환우 KEB하나은행 감독, 김영주 KDB생명 감독, 안덕수 KB스타즈 감독. Ⓒ연합뉴스

아산 우리은행

이승아의 이탈로 가드진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나 전체적으로 볼 때 박혜진, 양지희, 임영희, 이은혜 등 통합 4연패의 전력에 큰 누수가 없고, 높이의 존쿠엘 존스, 득점력의 모니크 커리 등 기능별로 고루 보강한 외국인 선수 영입도 성공적으로 보여 우승에 가장 근접한 전력으로 평가된다.

위성우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우승이라는 것이 중독성이 있어서 한번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면 결코 내려오고 싶지 않다면서 5시즌 연속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시즌 개막 직전인 현 시점에서 우리은행의 5시즌 연속 통합 챔피언 등극 가능성은 단연 가장 높다.

용인 삼성생명

일단 걸출한 외국인 선수 엘리사 토마스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득점력을 끌어올려 줄 수 있을 것이고, 박하나, 배혜윤, 고아라 등 주축 선수 역시 한층 성숙해진 플레이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선의 은퇴로 가드진에 큰 공백이 생겼지만 박소영, 강계리 등 젊은 가드들이 지난 시즌을 통해, 그리고 비시즌 훈련을 통해 성장한 만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임근배 감독이 미디어데이에서 “선수들 손가락에 반지를 선물하고 싶다”고 밝혔는데 실제로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이다.

17일 오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7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KB스타즈에 1순위로 지명된 박지수가 소감을 말하고 무대를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청주KB스타즈

정미란, 강아정을 비롯해 홍아란, 심성영 등 지난 시즌 이른바 ‘양궁농구’의 주역들이 건재하고 부상에서 돌아온 김수연, 슈팅가드로 변신한 김가은에다 김민정, 김한비 등 빠른 성장이 돋보이는 선수들의 활약, 그리고 베테랑 외국인 선수 플레넷 피어슨의 활약이 기대되나 실제적인 전력 면에서나 존재감이라는 측면에서 ‘변코비’ 변연하의 은퇴 공백을 극복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까지가 박지수가 합류하기 전 전력 분석이었다. 하지만 박지수(195cm, 센터)의 합류로KB스타즈는 단숨에 우승후보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 박지수의 첫 출전 시점이 12월 초 정도로 알려진 만큼 시즌 초반에는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일단 박지수가 본격적으로 투입되는 시점이 되면 리그 전체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구리 KDB생명

이경은, 한채진, 조은주, 김소담, 안혜지, 노현지, 김시온 등 주전급 선수 구성으로만 놓고 보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팀이다. 다만 이들 외에 가용 선수자원이 적다는 점은 크나큰 핸디캡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카리마 크리스마스를 영입하면서 득점력과 리바운드에서 상당한 전력 상승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할 수 있다.

미디어데이에서 주장 이경은은 이번 시즌만큼은 하위권에서 벗어나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참석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팀의 고질적인 약점인 실책과 주전 선수들의 부상관리만 잘 이뤄진다면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로 보인다.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2016-2017시즌 여자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각팀 대표 선수들이 우승트로피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신한은행

우선 하은주, 신정자의 동반 은퇴로 높이 싸움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외국인 선수 아둣 불각의 선발로 전력을 보강을 하기는 했지만 높이에 대한 핸디캡은 어쩔 수 없을 듯해 보인다.

여기에다 윤미지, 김규희, 최윤아, 이민지, 신재영 등 신구 조화를 이룬 가드진이 풍부하지만 대부분 부상으로 당분간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칠 수 없는 ‘풍요 속의 빈곤’ 상태다. 1순위 외국인 선수 모건 턱의 이탈도 악재다.

하지만 김단비, 곽주영 등 국가대표 포워드진에 지난 시즌을 통해 급성장한 박다정, 베테랑 슈터 김연주 등이 버티고 있는 만큼 다크호스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전력이다.

부천 KEB하나은행

지난 시즌 챔프전에 진출했지만 ‘첼시 리 파동’의 여파로 가장 극적인 추락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에이스인 김정은을 비롯해 신지현, 김이슬 등이 부상으로 재활 중인데다 외국인선수 1순위 선발자인 에어리얼 파워스까지 부상으로 팀 합류가 어려워짐에 따라 총체적 난국인 상황.

강이슬, 백지은, 염윤아, 서수빈 등 지난 시즌을 통해 한 단계 기량이 업그레이드 된 선수들에다 챔피언팀 우리은행에서 영입한 박언주, 그리고 캐나다 국가대표 출신의 외국인 선수 나탈리 어천와를 활용, 시즌 초반 팀을 운영해야 하는데 상당한 고전이 예상된다. 플레이오프 진출보다 탈꼴찌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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