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 : 한겨레, 1면 사진

광장이 다시 열리자마자 조중동은 일제히 왜 ‘광장’에만 집착하느냐고 따져 묻고 있다. 중앙과 동아는 아예 어제 집회 전경 사진을 쓰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역사는 말한다.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싶거든, 먼저 광장을 체험해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광장은 단순히 너른 터가 아니다. 광장은 때때로 시대의 임계점이고, 정치의 변곡점이기도 하다. 역사란 진전하기 직전의 순간까지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가 어느 한 순간 급격히 그러나 폭발적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어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전직 대통령이 정치보복으로 죽었는데 정치집회를 하는 게 당연하지, 그러면 체육대회를 해야 하느냐”고 일갈했다. 덧붙여 “6월 항쟁이 없었으면 직선제도 없었고, 직선제가 없었으면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지도 못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반면 MB는 ‘6·10항쟁 22주년 기념사’를 통해 “민주주의 공간에 집단 이기주의는 안 된다”고 했고, “정치공간에 실용보다는 이념, 집단 이기주의가 앞서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 간극이 끝끝내 메워지지 않는다면, 광장은 계속 열려야 한다. 그것이 갈등이라 폄훼되고, 사회적 방황이라고 공격되더라고 끝끝내 역사가 그렇게 나아감을 믿지 않을 방법은 없다. 한겨레의 부정할 수 없는 역할이 거기에 있다. 좀 더 씩씩하게 가자!


비추 : 중앙일보, 1면 사진

정말이지 뜯어보고 싶은 뇌구조이다. 분명, 중앙일보 데스크에게도 숱한 스펙터클을 함축한 사진들이 보고 됐을 텐데, 그 무수한 사진들을 제쳐두고 어떻게 이 사진을 1면에 올리는 졸렬해도 가당치 않게 졸렬한 판단에 이를 수 있었는지 말이다.

졸렬하기가 가당치 않기는 한데, 당최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던 건지는 또 감이 오질 않는다. 차를 고착시킨 경찰의 수고로움을 치하하려 한 것인지, 그토록 끔찍해하는 잔디 위로 차를 올린 민주당을 교묘히 물 먹이려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집회를 봉쇄하는 핵심이 음향의 반입을 막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주기 위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혹시 사진 중앙에 손목을 X자로 방패에 걸치고 있는 전경이 편집국장의 조카라도 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중앙일보의 오늘 1면은 월드컵 결승전이 열렸는데, 보도 사진으로 경기장 공중 화장실에 늘어선 줄을 사용한 것과 같다. 아무리 저널리즘의 원칙이 막 돼먹어진다고 해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원칙이란 것은 있다. 그걸 포기하는 순간 저널은 곧 나발이 된다. 아무리 현장이 불편하더라도 제발 좀 현장에 충실하라. 신문 1면 사진 자리가 오다가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 널어놓는 미니홈피 같아서야 쓰겠는가.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