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내용에까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 JTBC 단독보도에서 최순실 씨의 최측근인 고영태 씨는 최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손보는 일까지 했다고 증언했다. 고 씨는 최순실 씨에 대해 묻는 질문에 "회장(최순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연설문 고치는 일"이라며 "연설문을 고쳐놓고 문제가 생기면 애먼 사람을 불러다 혼낸다"고 말했다.

▲19일자 JTBC보도. (사진=JTBC 화면 캡처)

고영태 씨는 최순실 씨의 이름을 직접 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JTBC는 함께 이야기를 나눴던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회장은 최순실이고, 대통령의 연설문을 일일이 고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말이 되는 소리냐"며 "일방적인 의혹제기에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JTBC 보도에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최근 최순실 씨의 측근으로 알려졌던 차은택 씨도 "고영태 씨가 소개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20일자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고영태 씨는 1998년 아시안게임 펜싱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은메달을 수상한 펜싱 선수 출신이다. 그는 은퇴 후 2008년 빌로밀로를 창업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된 이후 소지했던 회색 가죽가방, 2014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든 보랏빛 뱀피클러치 등이 빌로밀로의 제품이었다.

최순실 씨가 대주주로 있는 더블루K는 실질적으로 고영태 씨가 운영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더블루K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가 지난 5월 휠체어 펜싱팀을 창단하는 과정에도 개입하기도 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재단 사업의 목적과 조직도 등 문서를 작성해 차은택 씨에게 주면 최순실 씨를 거쳐 고스란히 청와대 공식문서 형태로 다시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예산 사용 문제로 재단 이사들과 갈등을 빚었는데, 이와 관련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전화를 걸어와 '재단에서 잡음이 일고 있는 것 같은데 원만하게 해결해주길 바란다'는 취지의 조언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TV조선 등의 보도에 으하면 지난 8월에는 최순실 씨가 이 전 사무총장을 찾아와 "K스포츠재단은 입단속이 됐으니 당신이 수습을 맡아 달라"며 입단속을 시도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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