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MBC가 인수전에 뛰어들지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하나로텔레콤의 대주주인 AIGㆍ뉴브리지캐피탈 컨소시엄의 보유지분 39.36% 매각과 관련한 이번 협상에서 셀런이 제안한 공동참여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로텔레콤의 시가 총액은 2조원에 달한다.

▲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미디어스
셀런은 셋탑박스 제조업체로 하나TV의 모기업에 해당된다. 셀런은 하나TV 보유 주식을 하나로텔레콤에게 전량 매각했다.

MBC 관계자는 "셀런측이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하나로텔레콤 공동인수안을 제안해온 것은 사실"이라면서 "회사차원의 공식적 입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MBC가 ‘부담이 되지 않은 선에서의 지분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MBC 관계자는 "조만간 회사 차원의 공식 입장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셀런의 담당자도 “MBC와 논의하고 있다”면서 “동등한 지분참여가 아니라 MBC가 작은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사는 물론 언론사의 통신사 지분인수는 법적으로 문제 되지 않는 사안이다. 이미 SBS, 태영이 하나로텔레콤 0.03%, LG텔레콤 0.99%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문사인 동아일보가 데이콤 0.02%, KTF 0.88%의 지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방통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MBC의 하나로텔레콤 지분 인수는 적지 않은 파장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MBC의 지분 인수 논의는 불분명한 투자 목적이라는 해결 과제를 안고 있다. 통신시장은 정체돼 있고 지나친 마케팅 비용으로 사양산업으로 분류되는 추세다. 즉 투자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적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계 일각에서 이번 인수논의를 MBC가 통신쪽과 제휴하려는 사전 포석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승수 전북대 교수는 “방송사가 투자를 다변화하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하지만 투자여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투자 목적이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방송사가 어렵다고 하면서 투자할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 의문이지만 수익성 있는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방송사가 투자목적이 불분명한 통신보다는 방송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프로그램 제작에 투자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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