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대한민국 스포츠팬들은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에 들뜬 기대감을 표시하였다. 우선 프로야구에서는 2008시즌 이후 대부분의 시즌을 최하위에서 맴돌던 한화 이글스가,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등에 업은 김성근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영입하면서 최고 인기구단의 지위에 올라섰다. 무기력한 부진을 반복하던 팀 컬러는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포기를 모르는 끈끈한 컬러로 바뀌면서 중독성이 강한 재미를 선사한다는 의미에서 '마리한화'라는 애칭도 얻게 되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치욕의 참패를 겪은 대한민국 축구는 2007년 핌 베어벡 감독 이후 8년 만에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게 된다. 독일 출신의 울리 슈틸리케가 바닥에 떨어진 대한민국 축구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과제를 안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후 100일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2015 아시안컵에 출전하게 되는데, 대한민국은 1988년 이후 무려 27년 만에 결승에 오르는 선전을 펼치며 준우승이란 성과를 거둔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이라는 신데렐라를 새로 발굴하면서 히딩크 이후 가장 선풍적인 지지를 얻는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의 명성을 누리게 된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김성근 감독과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의 지휘봉을 내려놓을지도 모르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호의적인 여론은 1년 사이에 급격하게 냉랭해졌다. 찬사의 아이콘에서 위기의 남자로 전락한 김성근과 슈틸리케. 종목도 다르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공통점이 존재하고 있다.

1. 한때 '신'으로 불리던 그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연합뉴스 자료사진]

두 감독은 공교롭게도 '신'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애칭으로 불리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무명의 스트라이커 이정협을 발굴하는 혜안을 과시했다. 또한 경기 시작할 때마다 입장하는 선수들을 앞에 나서서 맞이하며 기운을 북돋워주는 스킨십 리더십으로 각광받았다. 브라질 월드컵 충격이 채 아물기도 전에 펼쳐진 2015 아시안컵에서 4강조차 불투명해 보였던 대한민국 대표팀을 결승까지 진출시키는 성과를 거둔 슈틸리케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 예선전을 포함해 2015년에 펼쳐진 A매치 경기에서 9경기 연속 승리 및 무실점이라는 기록을 세운다.

불과 몇 개월 사이에 국가대표 축구팀의 체질개선에 성공한 슈틸리케를 두고 팬들과 언론은 그의 이름에 신이라는 명칭을 더해 '갓틸리케'라는 애칭을 부여하였다. 다만 2015년에 A매치에서 맞붙은 상대들이 한 수 아래의 약체팀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우려는 있었으나, 슈틸리케의 성과는 찬사를 받을 만큼 가치가 있었다.

김성근 감독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SK 와이번스를 이끌면서 2000년대 후반 팀을 왕조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혹독한 훈련에 기반 한 끈끈한 팀 컬러와 벌떼 투수진은 와이번스 야구의 대표적인 색깔이자 김성근 야구의 특징이었다. 2002년 한국시리즈를 통해 탄생한 '야신'이라는 별명은 와이번스 감독 시절 동안 더욱 공고하게 다져졌다. 2011년 시즌 중반 와이번스 감독에서 물러난 이후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은 사회적으로 신망 받으면서 김성근 감독은 야구 외적으로도 큰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다. 또한 소외된 야구 선수들을 모아 놓은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감독을 맡으면서 선수 생명을 중단할 뻔했던 선수들을 키워냄과 동시에 프로 입단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김성근 감독의 주가는 더욱 오르게 되었다.

고양 원더스 감독 당시 김성근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지나친 독선은 감독으로 부임해 있을 때마다 구단 수뇌부와의 갈등을 유발시켰고, 그에게 따라붙는 독선의 이미지는 그를 현장에 복귀시키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2014시즌 종료 후 새 감독을 물색하던 한화 이글스는, 팬들의 강력한 청원이 이어지고 심지어는 팬이 한화그룹 본사에서 김성근 감독 복귀를 희망하는 퍼포먼스를 보이는 등의 요청이 절정에 다다르자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게 된다. 이후 한화 이글스는 순식간에 최고의 관심구단으로 급부상하면서 팬들과 야구 관계자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게 된다.

2015 시즌이 시작되면서 한화 이글스는 예전과 다른 끈끈한 팀 컬러가 더해져 매 경기 짜릿한 승부를 연출하면서 최고의 인기구단으로 올라서게 된다. 중독성 넘치는 야구를 펼친다는 의미로 '마리한화'라는 애칭이 더해진 이글스 야구는 KBO리그 최고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게 된다. 전반기를 5위로 마감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희망을 키우던 이글스는 후반기 들어서면서 권혁, 박정진 등 주력 구원투수들의 체력이 떨어짐과 동시에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아쉽게 5위와 2게임차로 밀려나면서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하게 된다. 그러나 팀은 2010년대 들어 가장 좋은 페넌트레이스 성적을 기록하면서 내년 시즌에 대한 희망을 키우게 되고, 홈구장인 한화 이글스파크는 모두 18차례 매진을 기록하는 등 이글스 역사상 역대 최다 관중인 657,385명을 동원하는 흥행 대박을 터뜨린다. 비록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하고 주력 선수들에 대한 혹사 논란도 있었지만 김성근 감독이니 그 정도의 성과를 거둔 것이었다는 여론이 더 우세했고, 팬들은 2016시즌에 '야신' 이 반드시 명예회복에 성공할 거라는 기대를 이어갔다.

2. 기대에 못 미친 성과, 높아져만 가는 비판 여론

2016년 들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대해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가능하면 강팀들과 많이 붙어야 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이에 대한민국 대표팀은 6월 유럽 원정에 나서게 되고 유럽의 강호 스페인, 체코와 평가전을 치르게 된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치른 유럽 강호들과의 평가전을 두고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특히 스페인과는 역대 A매치에서 나름 선전을 펼친 경기도 많았었기에 기대감이 더했는데, 역대 스페인과의 A매치 역사상 최다 점수인 6점을 내주면서 6-1의 참패를 당한다. 비록 평가전이라 하지만 단 한 차례도 상대에게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물러난 경기내용에 대해 많은 축구팬들이 처음으로 슈틸리케 호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는 계기가 생성된다.

이란 테헤란 아자디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4차전에서 한국 슈틸리케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나마 체코와의 2차 평가전에서 2-1의 승리를 거두면서 절반의 성공을 거두면서 슈틸리케 호는 여전히 팬들의 기대와 지지를 유지하게 된다. 그렇지만 팬들의 기대감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가장 중요한 무대라 할 수 있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불안감으로 뒤바뀌게 된다. 중국과의 예선 첫 홈 경기에서 대표팀은 3골을 연달아 터뜨리면서 완승의 기대감을 선사했다. 그러나 후반 중반 이후 수비진의 실책과 체력저하 등이 겹치면서 2골을 연달아 허용한 대표팀은 우여곡절 끝에 중국에 3-2 신승을 거둔다. 첫 경기라는 부담감과 어쨌든 승점 3점을 챙겼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지만, 두 번째 경기인 시리아 전에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0-0 무승부를 거둔다. 최약체로 여겨졌던 시리아를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한 것을 두고 비난 여론은 더욱 높아졌다.

더 비난을 받게 된 원인은 23명의 엔트리를 선발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슈틸리케 감독은 20명의 엔트리만 뽑은 안일한 처사를 보인 점이다. 결국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교체도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면서 슈틸리케 감독은 기대와 달리 승점 4점 밖에 담아가지 못한다.

불안이 더욱 증폭된 것은 10월에 펼쳐진 두 번의 최종 예선 경기를 통해서이다. 홈에서 펼쳐진 카타르 전에서 대표팀은 전반전에 1-2로 끌려 다니면서 패배의 위기에 내몰린다. 그러나 후반에 교체 투입된 김신욱의 활약 덕분에 대표팀은 역전에 성공했고 어렵게 승점 3점을 챙기게 된다. 이 경기를 두고 시종 일관 불안한 수비를 보이다 급기야는 퇴장까지 당한 홍정호를 기용한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K리거를 제쳐 두고 중국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로만 수비라인을 형성한 부분에 대해 팬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슈틸리케 호에 대한 불안감이 비난으로 증폭된 계기는 10월 11일 이란 원정경기였다. 40년이 넘도록 단 한 차례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이란 원정경기에서 슈틸리케 호는 상대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닌 끝에 1-0 패배를 당한다. 점수 차는 한 점에 불과했지만 경기 내용은 5-0 수준으로 완벽하게 밀렸다. 유럽이나 남미의 강호도 아닌 같은 아시아권 팀을 상대로 유효슈팅을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한 굴욕을 안게 된 것에 대해 팬들은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2016 KBO 리그 개막을 앞두고 한화 이글스는 과감한 투자를 지속했다. FA로 정우람과 심수창을 영입하고 팀내 간판타자 김태균과의 재계약 성공, 지난 시즌 돌풍을 일으킨 에이스 로저스의 잔류, 메이저리그 출신의 강타자 로사리오 영입 등 이글스는 타 팀을 압도하는 투자를 감행하였다. 때문에 시즌을 앞두고 이글스는 5강은 물론이거니와 우승후보로 꼽히게 된다.

경기 후 하이파이브 하는 한화 이글스 선수단과 김성근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시즌이 개막되자 이글스는 개막 2연전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하면서 삐걱 거리더니 4월 한 달 동안 6승 밖에 거두지 못하고, 5월말까지도 16승 1무 31패로 압도적인 최하위로 밀려난다. 우승후보로 꼽힐 정도였던 이글스의 추락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6월 이후 서서히 반등에 성공하며 7위까지 도약하지만 이글스는 더 이상 치고 올라가지 못한다.

문제는 주축 투수들의 부상으로 인한 선발진의 약화였다. 에이스 로저스는 지난 시즌 무리한 등판이 화가 되어 결국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시즌 아웃되었다. 지난 시즌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안영명도 수술대에 올랐고, FA로 영입한 배영수도 부상으로 인한 재활로 1군에 올라서지 못한다. 허약한 선발진은 결국 중간 계투진의 과부하로 이어졌고, 특히 권혁과 송창식은 경기 상황에 관계없이 시도 때도 없이 호출되며 마운드에 오른다. 매 경기를 마치 한국시리즈 치르듯이 총력전에 임했지만 이글스의 성적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였다.

무리한 등판을 거듭하던 송창식과 권혁은 8월 이후 차례대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결국 정규시즌 종료 후 수술대에 오르게 된다. 이글스 투수진의 무리한 가용은 선발투수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정해진 원칙 없이 무분별하게 가용되는 투수진은 정작 중요한 고비에선 힘을 쓰지 못하는 부작용을 시즌 내내 겪게 된다.

이글스는 오히려 2015시즌 보다 못한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하였다. 시즌 전 우승후보로 꼽은 전문가들을 민망하게 만든 이글스의 추락은 '야신' 김성근 감독에게도 1989년 단일 시즌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그의 커리어에 2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라는 불명예를 안겨주었다. (1998년, 1999년의 쌍방울 레이더스는 당시 팀의 재정난으로 인해 주력선수들을 모두 내다 판 비정상적인 상황이었기에 제외함)

3. '내 탓'이 아닌 '남 탓'이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 울리 슈틸리케 감독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연합뉴스 자료사진]

기대치에 어긋난 성과도 문제였지만 더 실망스러운 것은 슈틸리케 감독과 김성근 감독의 대응 방식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전 이후 이란 원정을 앞두고 비난 여론에 대해 이 상태로는 이란 원정에 나서기 어렵다는 감정적인 대응으로 팬들과 언론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국가대표 축구팀에 대해 늘 비난 여론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감정적인 비난을 제외하더라도) 그러나 가장 중요한 원정 경기를 앞두고 팀을 이끄는 수장이 의연한 대처보다는 다분히 감정적인 대응으로 선수단의 사기에 영향을 미치는 아마추어적인 언론 플레이를 펼친 것은 좀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카타르전을 통해 드러난 불안감은 이란전을 통해 더욱 냉정하게 현실화되었고 대표팀은 아시아권 팀들과의 역대 A매치 중 가장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그런데 슈틸리케 감독은 패배 원인에 대해 장기적으로 유소년 축구를 육성해야 한다는 경기 내용과는 직접적인 관련 없는 유체이탈 화법으로 대응하였다. 또한 대표팀에 카타르의 소리아와 같은 스트라이커가 부재해서 경기에 패했다는 황당한 발언으로 비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란 전 직전에 맞붙은 상대팀의 스트라이커를 언급하면서 대표팀의 선수들 모두를 실력 부족한 선수로 몰아 버린 그의 발언은 과연 그가 대표팀의 수장으로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메시도 호날두도 아닌 아시아권 클럽에서 활동하는 귀화 선수를 예로 언급한 것도 문제이지만, 대표팀에 손흥민, 김신욱 등과 같은 훌륭한 자원들을 두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본인의 전략 부재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채 오로지 선수 탓으로 넘기는 듯한 발언은 더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올 시즌 한화 이글스는 혹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주력 투수인 권혁, 송창식, 윤규진, 송은범 등이 부상과 재활을 반복했고 로저스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시즌 아웃, 안영명은 수술대에 올랐다.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던 김민우도 수술대에 올랐다. 이글스 마운드의 보직 파괴는 현대 야구의 흐름에 배치되는 역주행이었다. 필승조와 패전 처리조 구분도 명확하지 않으면서 나오는 투수들만 계속 마운드에 오르는 혹사가 이어지고 기회를 얻지 못한 신진 투수들은 성장이 더뎌지는 부작용이 발생하였다.

혹사 논란에 대해 김성근 감독은 자신의 사회적 유명세와 지위를 십분 활용하여 대한민국 사회 전체가 혹사를 당하고 있다는 고차원적(?)발언으로 책임을 회피하였다. 또한 투수들이 수술대에 오를 때마다 투구폼의 문제가 원인이란 지적으로 부상의 원인을 투수에게 돌렸다. 이런 인터뷰 내용에 대해 그에 대해 지지를 보내던 팬들도 서서히 그에 대해 등을 돌리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불과 1년 전만 해도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던 여론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구단에서 막대한 돈을 투자해 본인이 원하는 선수들을 끌어 모았음에도 불구하고 내보낼 선수가 없다는 발언을 내놓자 팬들은 메이저리그 에이스급 투수들인 커쇼, 범가너 같은 선수들을 영입해야 적성이 풀릴 거라는 비아냥섞인 비판을 하였다. 니퍼트나 보우덴 같은 투수가 없어 고전했다고 팀 전력에 대해 자평을 내놓기도 했는데, 이글스 구단은 니퍼트보다 더 구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로저스를 붙잡으며 김성근 감독을 지원했다.

슈틸리케와 김성근 감독 모두 자신이 거둔 성공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전체적인 전략의 트렌드를 놓치는 우를 범하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초기와 달리 K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 선발에 인색하고 이정협 이후 이렇다 할 깜짝스타들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는 소속팀에서 뛰는 포지션과 다른 포지션에 특정선수를 고집스럽게 기용하며 오히려 전력의 극대화를 해치는 악수를 연발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전략과 전술에 대한 신뢰도 떨어지고 있으며, 가장 큰 장점으로 칭송받던 그의 리더십도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김성근 감독 역시 2011년 현장에서 물러난 이후 4년 사이에 KBO리그 수준 및 트렌드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규시즌이 144경기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고수하던 중간계투 투수 위주의 선수기용을 고집하다가 2년 연속 시즌 후반기에 팀 전체가 제풀에 지쳐 쓰러지는 악순환을 되풀이하였다. 노장 선수 위주로 팀을 꾸려가는 바람에 신진급 선수들이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그에게서 기대했던 신진급 투수의 성장은 전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나마 하주석과 양성우가 공격에서 팀에 활력소가 되었지만 두 선수 모두 상무와 경찰청에서 실력이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온 경우이다.

위기에 처한 슈틸리케와 김성근 감독의 사례가 시사하는 바는 유연한 리더십의 필요성이다. 정형화된 공식과 이를 통해 거둔 자신의 성공에 집착하다 보면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낙오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감독은 슈퍼맨이 아니다. 이는 비단 스포츠에서만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대중문화와 스포츠는 늙지 않습니다(不老). 대중문화와 스포츠를 맛깔나게 버무린 이야기들(句), 언제나 끄집어내도 풋풋한 추억들(不老句)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나루세의 不老句 http://blog.naver.com/yhjmania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