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A매치를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가자마자 큰 상을 받고 행복해했다.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EPL에서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다. 이달의 선수상은 말 그대로 스타가 되는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가치를 지닐 수밖에 없다. 폭풍 같았던 한 달을 보낸 손흥민은 다시 시작점에 섰다.

아시아 최초 이달의 선수상 받은 손흥민, 새로운 전설은 이제 시작

손흥민이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다. 한 달 동안 최고의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주는 이 상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그렇게 시작해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세계적인 선수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기대감 역시 커진다.

토트넘에서 2년 차가 된 손흥민은 누구나 알고 있듯 쉽지 않은 시작을 했다. 브라질 올림픽에서 아쉬운 결과로 흐느껴 울던 손흥민은 이적까지 생각할 정도였다.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토트넘을 떠나 익숙한 분데스리가로 돌아가려던 손흥민을 막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감독이었다.

손흥민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적이 무산된 후 손흥민은 2년차 프리미어리거로서 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좀처럼 터지지 않던 토트넘 공격은 손흥민이 브라질에서 돌아와 리그 경기에 출전하면서 달라졌다. 폭발적인 드리블과 패스, 여기에 골 결정력까지 완벽한 손흥민은 토트넘을 EPL 최강자로 만들어놓았다.

토트넘의 주포인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은 최악이었다. 하지만 그 자리를 완벽하게 채워 넣은 것은 손흥민이었다. 윙어로서 공격을 주도하며 골 결정력까지 이끌어내며 토트넘을 리그 2위로 올려놓는 존재가 되었다. 손흥민이 없었다면 과연 토트넘이 현재의 위치에 오를 수 없었다는 점에서 그의 존재감은 명확하다.

손흥민이 출전하는 경기와 빠진 경기의 승패와 경기력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에서 그의 존재감은 명확하다. 간만에 출전한 챔스리그에서 홈 패배를 당한 토트넘을 구원한 것도 손흥민이었다. 러시아 원정을 떠나 챔스 첫 승리를 안긴 손흥민은 그렇게 매 경기 토트넘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28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CSKA모스크바와 경기에서 손흥민을 격려하는 포체티노 감독.(AP=연합뉴스)

지난 시즌 손흥민이 주춤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부상이 큰 탓이었다. 초반 폭주하던 손흥민은 부상을 당한 후 어려움을 겪었다. 부상 후 주전 출장이 적어지고 후반 교체 멤버로 전락하며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굴욕적인 1년을 보낸 손흥민에게 이적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손흥민을 마지막 순간 잡은 감독의 의중은 하나다. 지난해와 달리 경기가 많아진 현실에 증명된 선수 하나 더 구하기가 급급한 상황에서 손흥민을 내줄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다. 리그, 챔스, 컵 대회 등 수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손흥민은 어떤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는 자원이었으니 말이다.

포체티노의 소박한 바람과 달리 손흥민은 토트넘의 전부가 되어버렸다. 이 정도까지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감독이 상상했는지 모르지만 손흥민은 이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고 EPL 이달의 선수상을 받는 존재로 성장했다. 그의 움직임은 언제나 활발하고 창조적이었다. 그의 발끝에서 나오는 골은 하나의 작품처럼 완벽했다.

젊은 선수들이 이끄는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균형감을 극대화시킨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막중하다. A매치 두 경기를 치르고 15일 웨스트브로미치와 경기를 치르게 된다. 이란과의 경기에서 피로 누적 때문인지 활발함을 잃은 손흥민이 과연 영국에서 부활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손흥민[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살인 스케줄로 유명한 EPL은 쉼 없이 경기가 이어진다.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EPL에서 손흥민이 다시 한 번 그라운드를 누비며 승리를 이끌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지난 경기에서 발목을 약간 다쳤던 손흥민이라는 점에서 부상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아시아인 최초로 EPL에서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손흥민이 영특하게 경기를 이끌기를 바란다. 그가 충분히 EPL에서도 통할 수 있는 최고라는 점은 맨시티와의 경기에서도 확실하게 증명되었다. 손흥민의 실력을 더는 의심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달의 선수를 넘어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손흥민의 새로운 시작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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