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축제, 하지만 또 다른 이에겐 잔인한 행사, 이 가을의 ‘야구’가 그렇습니다. 익숙하게 남들의 야구를 보며 이 시기를 기다리던 입장이었던 삼성 라이온즈에게도, 올해 가을은 잔인하게 흐르는데요.

지난 7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의 경기에 패한 삼성 류중일 감독과 코치진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가을야구에서 소외된 그룹이 펼친, 7위 전쟁에서도 결국 밀린 삼성. 지난해부터 결코 지기 싫었던 상대인 한화에게 그 7위를 내준 아픔이 크게 남았는데요. 심지어 7위 한화와 8위 롯데에게 상대 전적상 유일한 두 자릿수 패배를 기록했습니다.-한화 5승 1무 10패, 롯데는 5승 11패-

부질없는 가정입니다만, 저 두 팀에게 당한 21패 가운데 3분의 1, 7승만 더했어도 아마 삼성은 4위권에 이름을 올렸을 터. 여러 ‘7’이란 숫자가 아프게 흐릅니다.

공교롭게도 올해 초 새 야구장과 함께했던 즈음, 분위기 타던 야구와 잘나간 ‘S7’이 있었다면, 삼성 라이온즈의 몰락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뒤 가을야구의 희망이 사라질 즈음엔 ‘노트7’이 있었죠.

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LG를 5-4로 누르고 승리한 삼성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가슴 아프게 흐르는 상처와 올 시즌의 흔적, 또 모기업의 뒤숭숭함이 더해진 가을! 남들의 잔치가 가득한 지금이 더 아픈 삼성에게 분명 다가오는 겨울도 만만치 않을 듯합니다. 팀으로도 사업으로도 마찬가지죠.

7에서 뭔가 걸려버린 듯한 삼성의 2016시즌. 다가오는 새로운 시즌엔 반전이 가능할까요? 7과의 악연에서 벗어날 2017년이 될지 지켜봅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엔 희망이 많지 않아 보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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