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추 : 조선 <‘국제회의 주도’ 이대통령 스타일은 파격 마다않는다, 꼼꼼히 챙긴다> (6면)

▲ 조선일보 6월 2일자 6면.
오늘자 신문에서는 제주도에서 개막된 한·아세아 특별정상회의와 관련한 기사들이 쏟아졌다. 이명박 대통령과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이 회의는 한국과 아세안의 대화관계 수립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각국에 대한 한국의 지원 협력안의 내용과 정상들의 ‘북핵 규탄 발표문’ 등이 주요 기사로 다루어졌다. 하지만 이 정도 내용으로는 ‘업적’이라고 칭송하기에는 심심했는지 몇몇 일간지들은 김윤옥 여사가 직접 짰다는 식단과 이 대통령이 직접 꼬치구이를 굽는다는 내용도 비중 있게 다루고 만다. 그래서 이 정상회의 ‘그렇게 별 것 없었나?’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드니, 충성도 과유불급이다.

조선일보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호스트 이명박’을 분석해 MB 스타일의 면면을 소개한다. 기사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혹시나 싶어 첨언하자면 요약 내용은 전적으로 기사 인용이다.

그는 꼬치구이도 굽고 전시장 안내도 하는 등 세일즈를 위해 ‘직접 서빙한다.’ 그는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불쑥 오찬을 제안하고, 오케스트라 공연이 끝나자 예정 없이 무대 위에 올라가는 ‘파격을 마다 않는다’. 그는 행사장에 붉은 색 카페트를 까는 등의 새치장을 하겠다 하자 있는 그대로 보여주라며 ‘꼼꼼하게 챙긴다’. 그는 각국의 VIP를 만날 때마다 개인적인 인연을 맺기 위해 애쓰는 ‘네트워킹에 전력’을 기울인다. 그는 ‘김윤옥 여사를 적극 활용’한다.

요약하고 보니, 안하무인에 좀스럽고 여자를 이용하며 기를 쓰고 안면을 트려는 ‘영업사원’ 이시다. 어허, 아무리 MB가 못마땅해도 한 나라의 대통령인데 그것도 정상회담 자리에서의 그를 이렇게 묘사해서 되겠는가. 읽는 나도 낯부끄러운데 그 분이 보시면 이제 조선을 자신의 지능적 안티라 단언하시지 않을까. 임은 기어이 물을 건너시다 물에 빠져 죽으니 이제 임을 어찌할 거나.

강추: 경향 <한미 FTA를 왜 반대하죠?> (25면)

한·아세안 정상회담이 주요기사이니 만큼 오늘의 조중동 반복 학습 키워드는 단연 세계화, 국제, 글로벌이다. 그것이 국가가 지향해야 할 최고의 ‘합의된’ 가치인양 반복되지만 대체 그것이 왜 최고의 가치가 되어야 하는지는 말해주는 법이 없다. 아마도 ‘몰라서’. ‘세계화’의 사전적 정의가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조중동을 위한 교육용 강추 기사를 준비했다. "한미 FTA는 곧 세계화에 따른 것이라고 하던데 귀에는 익숙한 세계화란 단어도 사실 정확한 뜻은 모르겠네요." 오늘자 경향신문의 <어린이 경제논술>코너로 차근차근 시작해보자.

“세계화는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조중동이도 “세계화에 더 많이 알아보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 경향신문 6월 2일자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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