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지난 리우올림픽에 385시간(16일)을 투자한 데 반해 패럴림픽에는 16시간만을 할애한 것으로 드러났다. KBS는 올림픽 기간에 KBS1, KBS2 정규방송을 중단하면서까지 올림픽 중계를 이어갔는데, 몇몇 종목은 KBS1, 2가 동시 생중계하기도 했다. 그러나 패럴림픽은 개막식을 제외하고는 모두 녹화중계를 했으며 그마저도 새벽시간에 편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2일 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이 귀국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KBS1과 KBS2가 지난 8월 6일부터 22일까지 올림픽 방송에 할애한 시간은 2만3145분이었고, 지난달 8일부터 19일까지 열린 패럴림픽에 할애한 시간은 990분에 불과했다. 올림픽 대비 패럴림픽 방영시간은 4.1%에 불과한 수치다.

중계료 440억 원을 투자한 방송3사는 올림픽기간에 정규방송을 중단하면서까지 올림픽 방송을 했는데, 축구, 양궁, 여자배구 등은 지상파 3사가 동시에 생방송하기도 했다. KBS가 패럴림픽에 할애한 시간 990분 중 개막식은 생방송으로 이뤄졌으나, 나머지는 모두 녹화중계였다. 그마저도 시청률을 핑계로 녹화중계 86%가 새벽시간에 편중돼 국민들이 보편적 시청권을 누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방송법 제6조 5항은 '방송은 상대적으로 소수이거나 이익추구의 실현에 불리한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을 충실하게 반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공익을 실천할 의무가 있는 공영방송 KBS는 패럴림픽을 더 많이 중계했어야 했다는 얘기다.

유승희 의원은 "KBS1은 공영방송으로 광고방송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시청률 경쟁에 대한 부담도 다른 방송사보다 덜하다"며 "패럴림픽의 경우 낮은 시청률과 이로 인한 광고수익의 감소 때문에 생중계를 하기 어렵다는 논리는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는 공영방송으로서 책무를 회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승희 의원은 "KBS가 패럴림픽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깊게 성찰하며 공영방송으로서 일반 상업방송과는 차별화된 역할을 생각해야 한다"며 "2018년 평창 동계 패럴림픽에서는 상업방송과는 질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통상적으로 패럴림픽은 시청률이 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지난 런던올림픽 당시 영국 BBC는 생각보다 높은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과 시청률로 생방송을 하루 6시간씩 늘리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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