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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 할 수는 있겠나야당, KBS·MBC 녹취록 증인도 못 세우는데…
전혁수 기자 | 승인 2016.10.10 08:03

20대 국회 첫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방송 관련 증인채택이 불발돼 국감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야당은 청와대의 'KBS보도개입', 'MBC녹취록 파문' 등의 당사자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길환영 전 KBS사장,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 등을 증인으로 요구했지만, 결국 단 한 명도 국감장에 세우지 못했다.

이에 야당의 무능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새누리당의 반대가 워낙 거세기도 했지만, 협상력과 의지 부족이 이번 증인채택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이래서야 가능하기는 하겠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7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국민의당, 정의당 의원들 160여명이 이른바 '공정방송 실현법' 공동발의에 앞서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미디어스

특히 청와대 KBS보도개입의 경우  공영방송 지배구조의 폐해가 드러난 사건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욱 크다. 청와대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공영방송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사례를 명백히 보여준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공영방송 KBS의 이사진은 여야 추천으로 임명된다. KBS 이사진은 총 11명으로 여당 추천 이사 7명, 야당 추천 이사 4명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이렇게 구성된 이사회가 KBS 사장 추천을 진행한다. 사실상 청와대의 입김이 공영방송에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구조라는 얘기다.

지난 9월 제3차 세월호 청문회에서 청와대 KBS보도개입 사건의 당사자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은 "KBS는 구조적으로 사장을 일방적으로 정부가 선임한다"며 "KBS 이사회는 실제 정치권력이 더 증폭돼 구성된, 협치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곳이며, 더 정치적으로 행동하고 더 편향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KBS는 사장이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할 환경이 전혀 아니기 때문에 KBS 콘텐츠가 중립을 지키지 못하고 편향돼 가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최소한 사장 추천 시 특별다수제와 같은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BC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MBC 사장을 선출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는 대통령 추천 이사 3명, 여당 추천 이사 3명, 야당 추천 이사 3명 등 9명으로 구성된다. KBS와 마찬가지로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장이 선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KBS, MBC의 이사회 선출 방식을 바꾸는 것이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확립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는 것이 언론계의 일관된 시각이다.

지난 7월 21일 미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법률안'이라고 불린 이 법안에는 ▲공영방송 이사를 13명(여야 추천비율 7대 6)으로 늘리고 ▲사장추천위원회 설치와 특별다수제(사장 임면 시 이사 2/3 이상 찬성 동의) 도입 ▲사업자와 종사자 동수(5대 5)로 구성된 편성위원회의 편성책임자 임명 제청 ▲이사회 회의록 공개 및 비공개 사유 제한 ▲이사의 임기보장 및 정치활동 금지 명문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야당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법률안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당연한 것이다. 방송법에 규정된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선제조건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이번 국감에서 보여준 미방위 야당 의원들의 무능은 과연 저 개정안을 통과는 시킬 수는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4·13총선에서 국민은 야당에게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어줬다. 그 의미는 단순히 야당 의원들에게 금뱃지를 달아준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총체적 문제를 해결하라는 뜻이고, 더 이상 새누리당에 끌려다니지 말라고 명령한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요구도 분명히 담겨 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뜻을 받들 의무가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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