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초여름, 다시 광장이 물들기 시작했다. 추억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경찰이 말했다. 이에 시민들은 광화문으로 가서 이명박의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받았다. 아주 익숙한 그러나 어제까지는 몹시 낯설던 풍경의 귀환이었다. 서울광장 마당에서 쩌렁한 앰프가 울려 퍼지자, 반나절 만에 모든 것이 새로워졌다. 구도는 1년 전보다 훨씬 간결해졌다. ‘노짱 vs MB’, ‘민주 vs 독재’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재를 택함으로서 존재를 가장 극적으로 전환해냈다. 그리곤 지금 현실에 부재한 것이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제, 그 싸움이 시작됐다. 죽은 자와 산 자의 대결, 마땅히 존재해야 하는 것이 부재한 상황에 대한 싸움 말이다. 촛불 두 번째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