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레퍼토리 좀 바꾸지? 80년대에 쓰던 수법을 쓰나? 좀 참신한 아이디어 좀 없나? 지혜를 가진 자들이 한나라당에는 그리 없나?”

“요즘은 잘 안 속으니까 고깃배 하나 슬쩍 NLL 경계지점으로 보내서 북한 자극해서 총 몇방 주고받아야지. 그럼 또 모두 벌벌 떨고 노짱(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잊을 거라고 생각하지?”

“이제 비상계엄령 내려서 추모제도 막고 집회도 막고 통행금지도 내리고 해야지?”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하루 앞둔 28일, 워치콘(대북정보감시태세)이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됐다는 보도에 대한 댓글들이다. ‘워치콘2’는 ‘적 도발징후의 현저한 증가상태 대비’를 의미한다.

그럼에도 “별 관심없다. 나가 놀아라”며 조롱하는 어떤 이의 글처럼 네티즌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 문화일보 5월 28일자 4면.
한반도에 전쟁 징후가 나타났다면 외국계 기업들은 미리 발 빼기에 바쁠 것이다.

그런데 이 날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고 원화 가치 역시 뛰었다. 코스피지수는 외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전일 대비 30.15포인트 오른 1392.17로 마감했고 원·달러 환율 역시 전날 1260원대에서 1250원대를 기록했다.

<머니투데이> 등에 따르면, 통일부는 “과거 북한의 유사한 위협의 경우에도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단기적이고 제한적이었다”면서 “우리 국민들도 과거 북측의 반복적인 위협 사례의 경험을 토대로 성숙한 자세로 대응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7일 북한이 성명을 통해 남한 정부가 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가입한 것을 비난하며 “군사적 타격으로 대응하겠다”는 등의 엄포를 놓은 것에 대해 “북한의 주장들은 새로운 것이 아닌, 예상했던 사항으로서 기존에 상투적으로 해 온 기존의 북한측 주장을 재차 반복한 것”이라고 통일부는 설명했다고 한다.

네티즌들의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고 수구주의자들의 낡은 생각보단 낫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북한 입장에서는 해상 교전 내지 국지전 한번 일으켜야 그간의 엄포가 허울뿐이 아니라는 것을 남한과 미국, 그리고 국제사회에 선전할 수 있다.

따라서 전면전 등 말 그대로의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은 매우 낮더라도 교전의 가능성은 고조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 경우 애꿎은 군인들만 또 전사할 수 있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터져나온 즉각적인 정부의 ‘PSI 전면 가입’이 북한을 자극해 기간병으로 군에 간 젊은이들만 꽃다운 청춘 잃게 생겼다는 말이다.

“눈앞에 닥친 남북관계는 초긴장 상태인데도 속수무책이다.” 노 전 대통령 분향소에 조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이다.

김 전 대통령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10년간 국민이 안심하고 살았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면서 남북관계를 대치국면으로만 몰아가는 정부를 비난했다.

이명박 정권은 29일로 예정된 노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김 전 대통령이 추모사를 낭독하려던 계획을 반대, 무산시켰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슬픔 가슴을 부여잡고 몰려든 엄청난 규모의 시민 추모 행렬 사이에서도 연신 북한 핵실험과 한반도 불안요소만 떠들어대는 이상한 사람들… 국면 전환을 위해 젊은 군인들 죽일 텐가.

인터넷엔 이런 문장이 있었다. “북한군 117만보다 설치류 한 마리가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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