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부터 시작된 정준영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한 스포츠 매체에 의해서 단독보도될 때만 해도 곧바로 소속사의 반박에 의해 오보로 치부되는가 싶었다. 연예 관련 보도는 워낙 오보도 많고, 게다가 남자 연예인들의 성 스캔들이 워낙 많아서 오보이기를 바란 측면도 크다. 그래서 소속사의 주장대로 여자친구와 말다툼이 소송으로 비화됐던 것이고, 곧바로 고소도 취하했으며 검찰에서도 무혐의로 종결될 것이라는 말을 대부분 믿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다음날 다른 매체들에 의해서 정준영이 피소된 구체적 사실이 밝혀지면서 정준영 논란은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는 형국이다. 정준영이 피소된 내용은 성폭행이 아니라 동의 받지 않고 여자친구의 신체 일부를 촬영한 것이다. 물론 이 또한 성범죄임은 틀림없다.

그렇지만 워낙 연예인과 관련된 사건에는 억측보도가 많은지라 아직은 어떤 것도 확정된 팩트라고 하기는 성급하다. 당연히 유무죄 역시 지금 판단할 수는 없다. 검찰이 기소를 할지도 아직은 알려진 바가 없다. 따라서 정준영을 당장 범죄자 취급하는 일만은 삼가야 할 것이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그러나 소속사의 애초 해명 내용대로 무혐의로 처리가 된다고 하더라도 정준영의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은 피할 수가 없어 보인다. 참 납득하기 힘든, 용납할 수 없는 스캔들이 돼버린 것이다. 게다가 정준영은 국민예능 <1박2일> 고정 멤버라는 점이 또 걸린다. <1박2일> 홈페이지에 이미 꽤 많은 시청자들의 하차 요구가 있음은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다.

연예인이 공인이냐 아니냐의 논란이 있어왔지만, 적어도 휴일 가족들이 함께 보는 공영방송의 예능이라면 공인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무한도전>이 물의를 일으킨 멤버들에게 가혹할 정도로 냉정할 수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1박2일>은 아마도 더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며, 더군다나 성 스캔들이라면 제작진이 취할 태도는 거의 정해졌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제 정준영 스캔들이 진실 여부를 가리는 것은 이미 불붙은 연예매체들에게 맡겨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과 상관없이 남는 찜찜함이 있다. 바로 정준영 소속사의 본래 반박내용이다.

가수 정준영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준영 사건에 대한 후속보도가 이어진 24일, 정준영 소속사는 전날과 달리 몰카 혐의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해명이나 반박을 내놓지 않았다. 정준영의 피소 내용을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엉뚱한 소리를 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전날과 다른 침묵은 분명 어색한 모습이다.

그러나 진짜 궁금한 것은 이번 사건이 검찰에서 무혐의로 처리될 것이라는 소속사의 말의 근거와 출처다. 소속사로서도 사실무근의 말을 지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단독 보도한 매체를 오보로 몰아갈 정도의 분명한 자신감이 있었을 것이다. 단지 하룻밤 견디려고 언론을 상대로 맞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편 검찰은 사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전해졌다. 검찰도 이처럼 단호한데 무혐의 운운했던 정준영 소속사의 낙관과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대로라면 소속사의 반박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한 결과만 가져오고 만 것이 된다. 혹시 소속사는 단지 누군가로부터 들은 것을 믿었을 뿐인데 갑자기 상황이 바뀐 것은 아닌지도 모를 일이다. 세월이 하도 하수상하니 드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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