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한 달 간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전 달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과의 관계 악화 때문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22일 발표된 한국관광공사의 공식통계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7월의 5%인 4만3748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름철 관광 성수기임에도 전 달에 비해 중국인 관광객 수가 줄어든 것은 메르스 사태를 겪은 지난해 7~8월을 제외하고는 처음 있는 일이다.

▲최근 10년간 6~8월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 (자료=김병욱 의원실 제공)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7월 관광객 수는 지난해를 제외하고는 전 달에 비해 16~30% 증가했으며, 8월에는 9~49%까지 증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올해 이례적으로 추세가 뒤바뀐 셈인데, 한미 당국의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한 피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정부는 '관광산업에 사드 영향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고, 그 근거로 내세운 것이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사드 발표 전후 5주간 중국인 관광객 수 통계였다. 지난 7월 8일 사드 배치 발표 후 8월 10일까지 5주간 중국인 관광객 수는 102만 8000여 명으로 발표 전 5주간 6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88만 7000여 명보다 15.9% 증가했다는 것이다.

▲최근 6년 7월 8일 전후 5주간 방한 중국인 관광객수. (자료=김병욱 의원실 제공)

그러나 이 역시 예년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2011년 이후 최근 6년간 7월 8일 전후 5주간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율은 최소 18.0%에서 최대 37%를 기록했다. 메르스사태 여파가 컸던 지난해 12.6%를 제외하고는 올해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사드 발표에도 불구하고 방한 중국시장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던 정부 발표와 달리 사드 배치 발표 직후부터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 폭이 예년보다 둔화되고 있었던 셈이다.

김병욱 의원은 "정부가 마치 '사드 영향은 없어야 한다'는 듯 성급하게 접근해서는 사드 배치에 따른 관광시장 변동 가능성에 대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민에게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 그 원인과 대책을 함께 찾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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