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every1 <PD 이경규가 간다>는 이경규에 의해 전적으로 움직이고 제작되는 방식을 꿈꾼다. 이 프로그램에서 기획, 제작, 연출 등 모든 것을 총괄하는 이경규는 평소 자신이 하고 싶었던 소재로 한 편의 방송을 만들어 선보인다.

지난주 2회 방송까지는 이경규 스스로가 너무나도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애완견’을 소재로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갔다면, 21일 방영한 3회에서는 역사를 주제로 방송을 진행한다.

MBC Every1 'PD 이경규가 간다'

많고 많은 역사 중에 PD 이경규가 선택한 내용은 조선의 9대왕 성종이다. 굳이 성종을 택한 이유는 이경규가 살고 있는 집에서 성종의 무덤 선릉이 가깝다는 것이었다. 이경규가 이끄는 대표적인 규라인 한철우, 유재환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규라인(?) 김종민, 김주희, 정범균과 함께 선릉을 돌아본 이경규는 성종을 주제로 한 돌발 역사 퀴즈를 내기도 한다. 그리고 출연진에게 다음 주 방영할 30분 정도의 역사 강의를 준비할 것을 요구한다.

임진왜란 시절 선릉에 묻혀있던 성종과 그의 계비 정현왕후 윤씨의 시신이 훼손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조선시대 그리고 임진왜란 전의 역사를 다룬 만큼 진지하거나 감동스럽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PD 이경규가 간다>는 조선의 역사를 배워가면서, 예능으로서 재미를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가 강해 보인다.

MBC Every1 'PD 이경규가 간다'

그럼에도 이경규가 시도한 역사와 예능의 만남은 높은 호응으로 이어진다. 방송 초반 김주희가 지적한 것처럼, 역사를 단지 시험을 위한 암기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한국 교육 현실에서 <PD 이경규가 간다> 역사편은 시험을 위해서가 아니라 재미있게 역사를 접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했기 때문이다.

자칫 지루하게 다가올 수 있는 역사 탐방이었지만, 중간 중간 게임, 먹방 등 예능적 요소를 적절히 섞은 <PD 이경규가 간다> 역사편은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시간이었다. MBC <무한도전> 배달의 기수 편, 도산 안창호 편, KBS <1박2일> 도마 안중근 편처럼 소재만으로도 격렬한 반응을 일으키는 이야기를 다루지는 않았지만, 조선의 역사 또한 우리가 알아야할 뿌리이다.

MBC Every1 'PD 이경규가 간다'

매회 다른 소재와 포맷을 다루는 <PD 이경규가 간다> 특성상 이번 역사편은 단발성에 그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역사편 외에도 모든 장르의 예능을 섭렵하였고, 얼마 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출연을 통해 1인 방송에도 능한 예능대부 이경규가 프로그램 중심에 서서 만드는 만큼, 그가 앞으로 어떤 예능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PD 이경규가 간다>는 이번 역사 편만 해도 1회성 역사 탐방에 그치지 않고, 역사 강의라는 콘텐츠를 만들어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시킨다. 지상파보다 한층 자유로운 케이블 방송이기 때문에 <마이 리틀 텔레비전>보다 더 이경규스럽고 그만의 연륜이 묻어나는 예능이 나올 수 있다. 과거의 인기와 영광에 연연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이경규의 열정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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