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펼쳐지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경기는 원년부터 이어진 이름, 구단의 이름은 물론 모기업명까지 그대로 유지한 두 팀! 레전드 매치라는 조합도 있었던 삼성과 롯데의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입니다.
두 팀 모두 가을야구의 희망을 이야기하며 필승을 다짐할 오늘 경기겠습니다만, 12경기씩을 남겨둔 두 팀은 5위권과 5게임차 이상을 보여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5위나 가을야구와 같은 실현 가능성 낮은 희망의 의미가 있을까요?
4위 LG는 어느덧 5연승, 5위 KIA 역시 3연승으로 두 팀의 기세가 상당한 상황입니다. 8연패에 빠진 SK와 4연패를 기록 중인 한화에게도 여전히 순위를 뒤집지 못한 두 팀, 롯데와 삼성이 1~2경기 정도 차이가 나는 위순위로 자리를 올리는 것도 힘들어 보이는데요. 이 시점에서 5위란 꿈이 유효할까요?
현실적으로는 9위라는 자리의 굴욕과 신인 지명의 실익 사이에서 고민하는 편이 적절합니다. 두 팀에게, 특히 6위가 역대 최하위였던 삼성에겐 7위를 하더라도 역대 최악의 시즌이 될 터, 지금의 9위를 받아들이긴 쉽지 않습니다.
반 경기차 8위와 9위로 만난 오늘의 맞대결은 자존심과 실익의 만남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인정하기는 힘들겠지만, 롯데는 물론 삼성도 이제는 이런 현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냉정하게 어떤 방향이 더 옳고 유리한지를 따져봐야 하고, 2017년에 대한 계산을 해야 하죠. 전승을 하더라도 승패 마진 -1인 삼성의 현실에서 가을야구는 사실 어렵습니다. 5위권 팀들이 서로 급격히 무너진다는 ‘변수’와 ‘예외’가 있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만.
지금은 9위의 굴욕이나, 그 자리가 주는 지명권의 실익이냐를 고민해야 할 시점. 또 롯데전 상대전적 5승 10패의 굴욕과 너무 많았던 끝내기 패배의 설욕을 떠올려야 할 상황입니다. 현실적으로 야구를 봐야 할 잔인한 대구의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정신, 스포츠라면 당연히 필요한 가치죠. 허나 프로라면 그보다 더 냉철하고 과감한 결정과 인정이 더 세련되고 어울리는 모습 아닐까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