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펼쳐지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경기는 원년부터 이어진 이름, 구단의 이름은 물론 모기업명까지 그대로 유지한 두 팀! 레전드 매치라는 조합도 있었던 삼성과 롯데의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입니다.

두 팀 모두 가을야구의 희망을 이야기하며 필승을 다짐할 오늘 경기겠습니다만, 12경기씩을 남겨둔 두 팀은 5위권과 5게임차 이상을 보여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5위나 가을야구와 같은 실현 가능성 낮은 희망의 의미가 있을까요?

지난 8월 23일 오후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경기. 승리한 롯데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4위 LG는 어느덧 5연승, 5위 KIA 역시 3연승으로 두 팀의 기세가 상당한 상황입니다. 8연패에 빠진 SK와 4연패를 기록 중인 한화에게도 여전히 순위를 뒤집지 못한 두 팀, 롯데와 삼성이 1~2경기 정도 차이가 나는 위순위로 자리를 올리는 것도 힘들어 보이는데요. 이 시점에서 5위란 꿈이 유효할까요?

현실적으로는 9위라는 자리의 굴욕과 신인 지명의 실익 사이에서 고민하는 편이 적절합니다. 두 팀에게, 특히 6위가 역대 최하위였던 삼성에겐 7위를 하더라도 역대 최악의 시즌이 될 터, 지금의 9위를 받아들이긴 쉽지 않습니다.

반 경기차 8위와 9위로 만난 오늘의 맞대결은 자존심과 실익의 만남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지난 8월 27일 오후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정하기는 힘들겠지만, 롯데는 물론 삼성도 이제는 이런 현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냉정하게 어떤 방향이 더 옳고 유리한지를 따져봐야 하고, 2017년에 대한 계산을 해야 하죠. 전승을 하더라도 승패 마진 -1인 삼성의 현실에서 가을야구는 사실 어렵습니다. 5위권 팀들이 서로 급격히 무너진다는 ‘변수’와 ‘예외’가 있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만.

지금은 9위의 굴욕이나, 그 자리가 주는 지명권의 실익이냐를 고민해야 할 시점. 또 롯데전 상대전적 5승 10패의 굴욕과 너무 많았던 끝내기 패배의 설욕을 떠올려야 할 상황입니다. 현실적으로 야구를 봐야 할 잔인한 대구의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합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정신, 스포츠라면 당연히 필요한 가치죠. 허나 프로라면 그보다 더 냉철하고 과감한 결정과 인정이 더 세련되고 어울리는 모습 아닐까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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