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내부감사를 통해 IDS홀딩스에 대한 홍보기사를 삭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사과문이 게재됐다는 소식은 없다. 사실 한국경제의 IDS홀딩스 홍보기사 노출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IDS홀딩스의 사기·유사수신행위가 드러나자 당시 심도있게 IDS홀딩스의 사기행각을 고발했던 언론사가 한국경제였기 때문이다. 금융사기를 기획취재한 한국경제의 노경목 기자는 사기업체 명단에서 IDS홀딩스를 빼달라는 요구에 이를 취재수첩에 기록하기도 했다. (▶[취재수첩] 금융사기, 반성 않는 사기범들 /2015년 12월 2일자)

사기·유사수신행위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판결을 받은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 김성훈 대표는 판결 4일 만에 체포, 7일 만에 다시 구속됐고, 지난 2일 검찰은 서울 영등포 IFC빌딩에 위치한 IDS홀딩스의 서울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이어 경찰도 IDS홀딩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관련자 수 명을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21일 김성훈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사기와 방문판매등에관한법률 위반으로 기소했고, 추가 수사를 통해 유사수신행위에 대해서도 추가기소한다는 계획이다.

▲IDS홀딩스 투자자대책위원회의 9월 7일 공지내용. 김성훈 대표의 조속한 방면을 위한 활동을 펼치겠다고 하고 있다.

IDS홀딩스는 홍콩 FX마진거래에 투자하겠다며 1조 원 이상의 투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IDS홀딩스의 동결된 국내계좌와 해외계좌를 모두 합쳐도 2000억 원이 남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상황이 심각함에도 IDS홀딩스 모집책들은 현재 투자자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김성훈 대표를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성훈 대표가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구속됐음에도, 오히려 검찰이 자신들의 재산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며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미디어스는 사기행각을 이어가고 있는 IDS홀딩스에 대해 홍보성 기사를 작성한 언론사들에 대해 고발한 바 있다.(▶IDS홀딩스 고발기사는 왜 사라질까 /9월 6일자) 해당 기사에서 홍보기사를 작성하는 것으로 지적받았던 한국경제신문이 내부감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IDS홀딩스 관련 내부감사 진행한 한국경제…"확실히 잘 조치하겠다"

IDS홀딩스의 사기행각을 규탄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약탈경제반대운동의 홍성준 사무국장은 지난 19일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화를 걸어온 곳은 바로 한국경제. 홍성준 사무국장에 따르면 자신이 한국경제 감사부서 관계자라고 밝힌 인물이 "(IDS홀딩스) 홍보성 기사와 관련해 내부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홍성준 사무국장은 한국경제 관계자에게 "예전에 한국경제가 IDS홀딩스와 관련된 고발·비판기사를 작성했는데, 그로부터 한동안 기사가 없더니 갑자기 홍보성 기사를 작성한 점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가 지난 1일 내보냈던 IDS홀딩스 홍보기사와 같은 날 나온 연합뉴스 기사. 한국경제는 유가안정, 같은 날 연합뉴스는 유가급락을 제목에 썼다. (사진=네이버 화면 캡처)

한국경제 관계자는 "(IDS홀딩스 홍보성 기사를 살펴보니) 기자 이름은 없고 인터넷팀이라고만 나온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부서가 아닌 온라인뉴스팀에서 단순히 보도자료를 처리하다가 나온 실수라고 해명한 것으로 보인다.

홍성준 사무국장은 한국경제 관계자에게 "혹시 돈을 받고 홍보기사를 쓴 부분이 있다면 확실하게 내부적으로 조사해 엄벌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우려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논조의 문제"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어 "신문사마다 논조라는 것이 있는데, 이렇게 논조가 뒤바뀌면 언론의 역할을 할 수 있겠나"는 생각도 전했다고 한다.

또 홍성준 사무국장은 한국경제 관계자에게 "이런 부분은 독자가 손해를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하며 "이것은 언론사의 신뢰 문제를 넘어선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홍성준 사무국장의 문제제기에 한국경제 관계자는 "확실히 잘 조치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과문도 없이 기사 삭제하는 것이 확실한 조치?

미디어스 확인 결과 한국경제가 작성했던 IDS홀딩스 홍보기사는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홍성준 사무국장에게 약속했던 확실한 조치가 '홍보기사 삭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홍성준 사무국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제가 말한 조치는 이런 식의 조치가 아니었다"며 "이건 확실한 조치가 아니라, 조치한다고 해놓고 은폐한 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IDS홀딩스에 대한 한국경제 기사를 포털에서 검색했다. 현재는 IDS홀딩스에 대한 홍보기사가 모두 사라진 상태다. (사진=네이버 캡처)

홍성준 사무국장은 "제가 구체적으로 말은 안했지만 상식적으로 사과문이 올라가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내부적으로 IDS홀딩스와 관련된 문제가 있는 기사들이 있었고 징계 조치를 했다든지, 독자들에게 혼란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든지 하는 사과문이 올라가야 진정성 있는 조치"라고 말했다.

홍성준 사무국장은 "문제가 있으면 싹 지워버리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건 본질적으로 언론의 신뢰 문제고, 대체 언론이 뭐하는 곳이냐에 대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더군다나 한국경제는 우리나라 최고의 경제지 중 하나인데, 이걸 보고 누가 투자라도 했으면 어떻게 책임을 지려고 하는지 궁금하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사과하고, 징계조치하고, 진상규명을 하고, 길게 쓰지는 못하더라도 사과문 올리고 내용을 알려줘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성준 사무국장은 "이건 증거가 되는 것을 모두 은폐해버린 증거 인멸"이라며 "언론사가 할 짓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건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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