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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정신 오롯이 빛난 유재석X엑소, 진짜 ‘무한도전’다운 특집[블로그와] 박지종의 내맘대로 보기
박지종 | 승인 2016.09.19 15:22

<무한도전>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그러다 보니 그만큼 열광적인 팬들이 존재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이 팬들은 <무한도전>이 멤버들끼리 아웅다웅했을 때 가장 재밌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게스트가 나왔을 때, 특히 아이돌이 나왔을 때 재미없다고 여긴다. 그것은 어쩌면 아이돌이 나오면 출연진이 아이돌을 너무 신경 쓰는 듯한 모습을 보이거나 지나치게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아이돌이 방송에서 자기 이미지 관리만 생각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다양한 이유로 아이돌과 <무한도전>의 만남은 그렇게 환영받는 조합은 아니었다.

현재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아이돌그룹 '엑소'와 유재석의 콜라보레이션은 그런 이유로 기대보다는 걱정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놓고 보니 엑소와 유재석의 합동 무대는 <무한도전>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준, <무한도전>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에피소드가 됐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무모한 도전>에서 시작했던 <무한도전>은 조금 모자란 사람들의 처절한 도전기였다. 그때는 성공보다는 실패가 더 많았고, 도전하는 과제들도 목욕탕 물빼기와 같은 의미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무한도전>은 '댄스스포츠', '봅슬레이', '프로레슬링', '조정' 등 다양한 도전에서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고, 이제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의 도전보다는 결과를 즐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단순히 도전만 하는 것은 <무한도전>의 정신이 아니었다. 가능성이 없어 보여도 최선을 다해 도전하는 것이 <무한도전>이었다. 그리고 그 노력이 반복되면서 이들은 성장했고, 도전에 멋지게 성공하는 모습을 더욱 많이 보여주게 됐다. <무한도전>이 좋은 결과물을 연달아 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하지만 이번 유재석과 엑소의 합동 무대는 오랜만에 결과와 더불어 최선을 다하는 과정까지도 즐길 수 있는 에피소드였다.

<무한도전>에서 음악과 춤, 그리고 무대는 이미 '가요제'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반복됐던 주제였다. 그리고 가요제가 반복되면서, 가요제를 위해 연습하고 노력하는 멤버들의 모습보다는 어떻게 컨셉을 짜고, 중간 점검에서 어떻게 놀고, 어떤 화려한 무대를 공연에서 보여주는지가 방송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됐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하지만 유재석x엑소는 유재석이 연습하는 모습, 무대를 앞두고 긴장하는 모습, 끝까지 연습을 멈추지 않고 올라가는 순간까지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덕분에 마흔이 넘은 유재석이 젊은 아이돌이 주인공인 가장 화려한 무대에 올라 함께 공연하는 그 설레고 열정적인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었다. 이것은 단순히 <무한도전>이니까 만들어진 뻔한 결과물이 아니었다. 끊임없이 연습하고, 걱정하고 다시 연습을 반복했던 유재석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결과였다. 덕분에 유재석 본인의 열정과 환희, 그것을 지켜보던 정준하가 느끼는 뿌듯함, 그리고 무대에 함께 섰던 엑소의 존중과 열정까지를 시청자에게 모두 전달해 줄 수 있었다.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은 항상 그래왔다. 언제나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했고, 덕분에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댄스스포츠에서 그의 화려한 골반도, 고소공포증이 있던 그가 링의 로프 위로 올라가 뛰어내리고는 정형돈을 꼭 끌어안던 찡한 장면도, 미친 듯이 노를 저어 그 모습을 본 정형돈이 결국 울면서 우리 잘 탔다고 외치게 했던 조정도 그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유재석이 댄싱킹 무대에서 보여줬던 완벽한 모습, 무대가 끝나고 난 뒤 보여준 환희, 무대 후 인터뷰에서 보여줬던 그 속 시원한 표정, 무엇보다 무한도전을 외치고 나서 기뻐하던 그의 모습 역시 그가 했던 노력과 어우러지면서 결과의 의미를 더욱 진실 되고 뜨겁게 만들어 주었다.

아이돌과의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이유로 우려가 컸던 <무한도전> 유재석X엑소 편은 우려와는 다르게 오히려 가장 <무한도전>다운 특집이 되었다. 언제나 그랬듯, <무한도전>은 도전하고 노력하고 그리고 꽤 멋진 결과를 만들어내고자 애썼다. 이 같은 노력이 계속되는 한,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의 가치는 시들지 않을 것이다.

 

문화칼럼니스트, 블로그 http://trjsee.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예찬론자이다.

박지종  transurfer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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