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이 등판했던 토요일 경기에서 기아는 1-2로 패했다. 이겨야 할 경기를 잡지 못한 경기의 여파가 일요일 경기에 이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기아는 롯데를 상대로 4-3 1점차 승리를 가져가며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연패를 막은 기아의 힘은 돌아온 호랑들에 있었다.

4위 자리 수성하기 위한 기아의 대반격이 시작되었다

팀의 에이스 양현종이 나선 경기에서 기아 타선은 침묵했다. 린드블럼에게 완전히 막힌 기아 타선은 1점을 뽑는 데 그쳤다. 컷 패스트볼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한 기아 타선은 롯데 불펜 투수들 공략에서 실패했다. 양현종은 단 하나의 실패가 투런 홈런으로 연결되며 호투를 보이고도 패전 투수가 되었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주형도 홈런을 치기는 했지만 주자 없는 상황에서 터진 솔로 홈런이라는 점에서, 롯데와 기아의 승패는 그 주자 하나가 결정지은 셈이 되었다. 서로 밀릴 수 없는 최고의 선발 싸움에서 롯데가 승리했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좋은 신호였다. 일요일 경기에 기아의 신인 김윤동이 출전한다는 점에서 연승을 이어갈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전날 침묵하던 기아 타선은 롯데 선발인 1회 박세웅을 상대로 선취점을 뽑았다. 2사 상황에서 김주찬이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고, 이범호가 시즌 27호 홈런을 투런으로 만들어내며 지난 경기 패배에 대한 복수를 하는 듯 보였다. 시작과 함께 터진 투런 홈런은 신인인 김윤동에게도 큰 힘이 될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회 잘 막았던 김윤동은 2회 연이은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하고 말았다. 전 경기에서도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던 김윤동은 2회 선두 타자인 황재균과 후속 타자인 오승택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처했다.

KIA 타이거즈 김윤동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찰청에서 제대한 후 첫 출전한 롯데 전준우는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같이 활동한 안치홍이 타석에서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과 달리, 전준우는 김윤동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만들어내며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롯데가 그토록 기다렸던 전준우는 복귀 첫 경기부터 역전을 시키는 3점 홈런으로 희망을 심었다.

역전을 허용한 후 다시 안정을 찾은 김윤동이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가자 4회 2사 상황에서 다시 한 번 홈런이 나왔다. 올 시즌 무상 트레이드로 기아에서 날개를 단 서동욱이 박세웅을 상대로 완벽한 스윙으로 동점 홈런을 만들어냈다.

기싸움은 야구에서도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2회 홈런으로 맞대결하며 역전에 성공한 롯데를 상대로 기아가 다시 한 번 홈런으로 동점을 만드는 과정은 중요하게 다가왔다. 힘과 힘의 대결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단 사실을 기아 타선은 확실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김윤동은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2사를 잡은 상황에서 볼넷이 다시 화근이 되었다. 안타를 맞은 후 위기 상황에 기아 벤치는 고효준을 선택했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내며 반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실점을 막은 기아는 6회 다시 기회를 잡았다.

6회 1사 후 김주찬이 기회를 만들어냈다. 1루 라인을 타고 흐르는 타구는 펜스까지 이어졌고 이런 상황에 김주찬은 전력을 다해 3루까지 내달렸다. 정교한 타격 기술과 빠른 주력을 이용해 기회를 만들어낸 김주찬은 선발 박세웅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실점을 막기 위해 나선 이정민을 상대로 이범호는 왜 그가 최고의 3루수인지를 보여주었다. 투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바깥쪽에서 떨어지는 변화구를 욕심내지 않고 툭 쳐내며 적시타를 만들어낸 이범호의 이 타격 하나가 역전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김주찬이 발로 기회를 만들고 이범호가 노련한 타격으로 역전에 성공한 기아는 강했다. 황재균이 롯데 3루를 확실하게 지킨 것처럼, 기아에선 돌아온 2루수 안치홍이 비록 안타를 쳐내지는 못했지만 환상적인 수비로 그를 기다렸던 팬들을 환호하게 해주었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아는 김윤동이 홈런 하나로 3실점을 했지만 뒤이어 등판한 불펜들이 완벽하게 무실점 호투를 하며 귀중한 승리를 얻게 되었다. 시즌 60승을 올린 기아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확실한 동기 부여를 하게 됐다. 김진우, 윤석민, 심동섭에 임창용까지 이어지는 기아의 불펜은 어떤 팀이라도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벽처럼 다가왔다.

이닝 파괴를 하고 효과적으로 상대를 승부할 수 있도록 교체하는 선수 운용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김진우가 첫 등판에서 승리 투수가 되었고, 윤석민은 홀드를 기록했다. 두 선수 중 한 명은 선발로 복귀해야 하는 상황인데 아직 그 선발 전환이 여의치 않다.

기아는 선발 김윤동이 5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2사까지 잡으며 나름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타선이 화끈하게 터지지는 않았지만 홈런과 적시타를 통해 쉽지 않은 상황에서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연패하지 않으며 기아는 4위 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 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는 없지만 결국 연패를 막는 데만 집중해도 기아의 가을 야구의 가능성은 점점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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