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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위, 한나라당 측 위원들의 침대축구[소격동 통신]
문일봉 공공미디어연구소 객원연구원 | 승인 2009.05.04 13:58

전통적으로 한국 축구팬들이 한국과 중동국가가 축구 경기를 할 때 걱정하는 것이 있다. 중동 선수들의 기술이나 능력이 아니라 그들의 침대축구 기술이다. 침대축구 목적은 오롯이 승리다. 그들은 이기고 있거나 유리한 스코어에 있을 때 시간만을 끌기 위해 아프지 않은데도 일부러 그라운드에 드러눕는 행위 등을 하곤 한다. 침대축구는 멋진 플레이로 팬들에게 축구의 즐거움을 보일 필요가 없다. 시간만 지나면 결국 이기기 때문이다. 이들에겐 축구 팬이 없다. 이에 중동 팬들로부터도 비판을 사는가 하면 심지어 축구 자체를 싫어하게 만들기도 한다.

현재 침대축구 기술이 미디어위에서도 구현되고 있다. 해당 팀은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의 여당 측 위원들이다. 미디어법은 이미 표결 처리하기로 정치권이 합의했다. 머리수에서 많은 한나라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측 위원들에게 미디어위는 시간만 끌면 이기는 게임이다. 국민들을 위해서 미디어 법안 논의를 진지하게 수행하거나 진전시킬 필요가 없다. 6월 표결처리라는 유리한 스코어를 유지하기 위해서 국민이익보다는 드러눕고 시간 끌어서 그 스코어만 유지하면 된다. 미디어위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식 침대축구 분위기는 분과회의에서도 마찬가지다.

   
  ▲ 지난 3월23일 출범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여의도통신  
 
쟁점사항 합의에는 관심없는 한나라당측 위원들

2분과회의 2차에서는 인터넷 ‘권리침해정보’ 규제제도가 논의되었다. 쟁점이 되었던 것은 분쟁 중 게시물의 상태였다. 게시물에 대해서 임시차단조치 신청 이후 게시물을 어떤 상태로 할 것인가의 문제가 핵심이었다. 한나라당의 개정안은 게시물에 대해서 임시차단조치를 신청하면 24시간 이내에 게시물을 임시차단조치하게 된다. 그리고 정보 게재자가 이의를 신청하면 서비스 제공자는 분쟁조정부에 판단을 요청하게 되고, 이곳에서 72시간 내에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분쟁조정부의 판단에 이의가 있으면 이의를 신청하게 되고 법원의 판단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런데 한나라당 법안의 문제점은 분쟁조정부 판단기간 동안 게시물을 차단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는 게시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크다. 그런데 2분과회의에서 여당 위원들이 오히려 분쟁조정부 판단기간뿐만 아니라, 법원의 판단이 있기 전까지 게시물을 올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 판결 전까지 일반적으로 1년 가까이 걸린다는 점에서 황당한 주장이다. 논쟁이 심화되자 한나라당측 위원들은 분과회의에서 쟁점에 대한 결과를 도출하기보다는 단지 이런 논의가 있었다라고만 하자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임시차단조치제도’ 문제점

먼저 한나라당측 위원이 주장하는 것은 일단 임시차단조치를 신청하면 1년이든 3개월이든 게시물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현재의 임시차단조치제도는 다른 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규제제도이다. 게시물 자체의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아닌지 모르는 상태에서 게시물을 차단하는 것은 위헌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5월1일 열린 2분과 회의에서는 분쟁조정부 판단기간뿐만 아니라 사법부로 갈 때까지 해당 게시물을 올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한나라당측은 누구든 이의를 제기하면  사법부의 판단이 있기 전까지 게시물을 내린다는 것인데, 실상은 한번 임시차단조치제도가 신청되면 해당 게시물이 삭제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게시물을 복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시물 복귀가 대략 1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그 게시물은 본래의 의미가 소멸될 수밖에 없다.

또한 한나라당측 주장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위헌적 요소가 크다. 게시자의 의견이 최종적인 사법부 판단이 내려지기까지 몇 달이고 표현되지 못한다면, 게시자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게 된다. 제한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게시자의 권리는 전혀 없다. 이는 헌법 위반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헌법에서 표현의 자유는 기본권이다.

임시차단조치제도는 권력자의 가장 효과적인 방어 수단

무엇보다도 이대로 법안이 통과 된다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집단은 바로 권력과 자본을 보유한 이들이다. 현실에서 게시물로 인해 주로 문제가 되는 집단은 정치인이나 기업인 등 권력집단이기 때문이다.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은 자신들의 비리나 부정에 관한 글이 인터넷에 게시된다면 즉각적으로 임시차단조치를 신청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법원 판결까지 해당 게시물을 내릴 수 있다. 신청 한번으로 자신에게 비판적인 의견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권력자들은 이를 악용할 것이 뻔하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비판적인 글은 인터넷 상에서 원천적으로 봉쇄될 것이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모든 글에 대해서 모니터를 수행하고, 이의신청을 제기하여 법원까지 끌고갈 인력, 재력 등이 이들에게는 충분하고도 넘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신문이나 방송 등 기존 미디어 중에서 이들 집단에 대해서 비판할 수 있는 매체도 제한적이다. 이에 이들에게 임시차단조치 제도는 매우 유익한 방어수단이 될 것이다.

미디어위 침대 축구, 역풍을 맞을 수도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나라당측 황근 미디어위원은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의 지난 50일간을 돌아보면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 활동은 “애초 하나의 안으로 합의를 보자고 하지는 않았다. 합의안 마련에만 매달리면 미디어위는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국민 세금을 낭비하면서까지 미디어위를 운영하는 것인가? 아마도 그들에게 미디어위의 성공이란 여야 위원들의 합의가 아닌 듯하다. 6월에 이미 표결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했기에, 시간만 끌면 그대로 법안이 통과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미디어위란 단지 시간만 끌면 이기는 게임이다. 이러한 침대축구 기술이 한나라당측 위원들의 주특기라는 것은 2분과회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임시차단조치 쟁점에 대해서 어떻게든 결과를 도출하기보다는 “그냥 이런 논의가 있었다고 정리하자”고 말한다. 여전히 급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측 위원들은 한나라당식 침대축구가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팬들에게도 반감을 살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문일봉 공공미디어연구소 객원연구원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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