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 문턱에서 SK를 만난 기아는 선발이 무너지며 순위가 바뀌었다. 임시 등판으로 선발 싸움에서 이길 수는 없다. 한두 번의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꾸준하게 선발 역할을 해내기는 쉽지 않으니 말이다. 가을 야구 문턱에 와 있지만 선발 자원이 단 둘인 기아에게는 매일 경기가 힘겨울 수밖에 없다.

안치홍의 가세와 윤석민, 지크와 김진우 복귀, 가을 야구의 마지막 한 수

경찰 야구단에서 2년 동안 활동하던 안치홍이 기아에 복귀한다. 9월 1일부터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안치홍은 기아에게는 큰 힘이 될 수밖에는 없다. 여기에 선발 마운드를 채울 부상 선수들도 복귀한다. 어깨 부상으로 제외되었던 지크가 돌아온다.

지크의 복귀는 기아에게는 희망이다. 양현종과 헥터가 겨우 지키고 있는 선발 마운드에 지크가 정상적인 모습으로 복귀한다면 기아의 상승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지크가 후반기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채 무너진 상황에서 얼마나 자신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알 수는 없다.

KIA 타이거즈 투수 지크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크가 전반기와 같은 투구를 해준다면 기아의 가을 야구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 선발 야구가 중요한 상황에서 양현종과 헥터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임시 선발이다. 이 상황에서도 4, 5위 순위를 지키고 있는 기아가 더 대단하게 다가올 정도다. 선발 마운드가 무너진 상황에서 그나마 승리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올 시즌 달라진 기아의 타선이었다.

기아 타선이 강력해진 것은 김주찬이 부상 없이 안정적인 활약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올 시즌 한 차례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긴 했지만, 분명한 것은 다른 시즌과 달리 가장 많은 출전으로 기아 타선에 큰 힘이 되고 있단 점이다. 여기에 2년 동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나지완이 완벽하게 살아났다.

커리어 하이를 향해 나아가는 나지완이 중심을 잡아주자 기아의 타선은 강력해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3루수 역대 최고의 선수로 자리를 굳혀가는 3년 차 주장 이범호가 여전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기아의 신인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타선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는 신인들로 인해 기아의 타선은 더욱 강력해졌다.

신구의 조화로 타선이 살아난 기아는 5강 경쟁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문제는 기아의 마운드다. 마무리로 임창용이 가세했지만 기대했던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도박 사건으로 삼성에서 방출당한 그를 구원하기는 했지만 과거의 명성을 찾기 쉽지 않다.

최악은 두산과의 경기에서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2루 송구를 하며 논란을 키웠다는 사실이다. 어떤 설명으로도 이해될 수 없는 임창용의 행동은 가벼운 징계로 끝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도박사건 후 힘들게 복귀한 상황에서 그가 보인 송구는 결코 그라운드에서 나와서는 안 되는 최악의 행동이기 때문이다.

부상에서 복귀한 KIA 타이거즈 투수 윤석민 [연합뉴스 자료사진]

시즌 전 기아 선발 마운드는 리그 최강이라고 꼽혔다. 그만큼 충분한 경쟁력을 가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부상과 부진이 이어지며 기아의 선발 마운드는 두 명을 제외하고는 없다. 그나마 신인들인 홍건희와 김윤동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이 다행이다.

불펜에서는 노장들인 최영필과 김광수가 최선을 다해 마운드를 지켜냈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지금은 승수를 쌓을 수 없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노력은 기아의 현재이기도 하다. 그런 그들이 후반기 들어 힘이 빠지고 있다. 노장들이 한 시즌을 다 막아내기는 쉽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진우와 지크, 윤석민이 복귀한다는 사실은 반갑다.

지크는 곧바로 선발 라인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윤석민과 김진우는 불펜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둘 다 2군 경기에서 실전 투구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그 정도로 1군 선발로 즉시 나설 수는 없다. 둘은 불펜에서 허리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인다.

윤석민은 지난 시즌 맡았던 마무리가 아닌 8회 셋업맨으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우 역시 당장 선발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부상으로 1년 이상을 재활에 나섰던 그는 곧바로 선발에 나설 수 있는 체력이나 능력이 안 된다. 윤석민과 김진우가 불펜 자리에 나서면 보다 단단해질 가능성이 높다.

경찰 야구단 전역과 동시에 1군 무대로 돌아올 KIA 타이거즈 내야수 안치홍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재 힘이 빠진 불펜에 두 선수의 등장은 희망이 될 수밖에는 없다. 양현종과 헥터에 이어 지크가 선발 마운드를 채우고 윤석민과 김진우가 불펜에서 버티고, 홍건희와 김윤동이 역할 분담을 하게 된다면 현재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에서 제대한 안치홍이 바로 1군에 적응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안치홍 스스로도 9월 1일부터 1군 복귀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대비해왔다는 점에서 충분히 기대해볼만 하다. 안치홍이 복귀하면서 기아의 수비 라인은 더욱 강력해졌다.

서동욱이 우익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구조 속에서 보다 단단한 라인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안치홍의 2루 복귀는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를 얻었다는 의미다. 수비만이 아니라 타선에서 역할도 더욱 강력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안치홍이 어느 순번을 차지할지 알 수는 없지만 2번이나 하위 타순에 위치해 팀의 공백을 완벽하게 채워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아의 타선은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에게 안치홍과 부상에서 복귀하는 투수 자원은 가을 야구로 직행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한 수다. 그들이 제몫만 해준다면 분명 가을 야구에 함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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