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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전대, 중도층 파이만 키웠다거대여야 특정계파 당권독점…2012년 대선 당시와 비슷한 양상
전혁수 기자 | 승인 2016.08.30 07:16

거대 여야의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모두 끝났다. 특히 이번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전대는 내년 치러질 대선에 대한 '당심'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양당의 전대에서 특별한 이변은 발생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은 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추미애 의원이 당권을 획득했다. 양당의 특정계파가 각 당 지도부를 장악하면서, 내년 대선도 지난 2012년 대선과 비슷한 양상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3후보가 주목을 받을 것이란 얘기다.

▲8월 펼쳐진 거대 양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으로 중차대한 위기를 겪고 있다. 집권 4년차 박근혜 정부는 그야말로 엉망진창이다. 올해만 해도 누리대란과 사드 배치를 둘러싼 국론 분열, 거듭된 인사 참사 등의 사고가 끊이지 않아, 여당인 새누리당은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 실제로 그 결과 새누리당은 지난 4·13총선에서도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펼쳐진 새누리당 8·9전대는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묻는 의미가 강했다는 평가다. 이를 의식한 듯 박근혜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전대에 직접 참석해 친박계 후보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물론 효과도 확실했다. KBS 세월호 보도 통제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에 휩싸였던 친박계 이정현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된 것이다. 이정현 대표는 당시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받고 있었는데, 새누리당은 민심보다는 박심을 선택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비박계 후보가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희망적인(?) 예측도 있었지만, 새누리당 당원들은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박근혜를 신뢰한다'는 굳건한 의지를 보여줬다.

더민주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더민주 전대는 흥행에도 실패했는데, 그 이유는 더민주 전대가 새누리당 전대보다도 일방적인 매치업이었기 때문이다. 중도로 분류되는 송영길 후보가 일찌감치 탈락한 가운데 펼쳐진 당대표 선거는 너무나도 뻔한 결과가 예정돼 있었다.

추미애 후보는 54.03%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김상곤·이종걸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사실상의 추대 수준이었다. 최고위원 부문도 마찬가지였다. 청년·여성 부문에서 지난 4·13총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김병관·양향자 후보가 각각 당선돼, 야권 내 펼쳐지고 있는 '문재인 대세론'에 힘을 실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확인한 새누리당과 마찬가지로, 더민주도 문재인 전 대표를 사실상 차기 대권주자로 재신임했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박근혜당', 더민주는 '문재인당'임을 재확인한 셈이 됐다.

양당의 전당대회 결과가 당내 거대계파에 의한 극단으로 흐르면서,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제3의 후보가 각광받을 확률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거대계파가 당권은 얻었을지 모르나 이른바 '중도층'의 마음을 잃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주류 세력의 압도적인 승리에 만족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높을 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현실을 모르는 소리다. 아직도 군사정권의 잔재 친박이 중심을 잡고 '종북타령' 하는 여당이나, 스스로가 일반 국민과 괴리된 정서와 언어로 '거리두기'를 하는 야당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흔히 말하는 여야의 전통적 지지층은 이제는 과거처럼 두텁지 않고, 최소한 20~40대 세대는 이미 단순한 지역주의와 이데올로기 적인 프레임을 벗어난지 오래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전대 대의원 투표율이 지난 2014년 74.5%에서 62.6%까지 급락했고, 더민주의 당대표 투표율은 전국대의원 투표율은 59.42%에 그쳤다. 당원들 사이에서도 계파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펼쳐졌던 '안철수 신드롬'과 같은 현상이 재연될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따라서 거대여야 외에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손학규 전 대표 등 제3의 대권주자에게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양당의 전대결과, 특정계파로 당심이 몰리면서, 중도층의 바운더리는 더욱 넓어졌다. 거대 여야의 대권잠룡이든, 제3의 후보자든 정권창출을 원한다면 지금부터 중도층 흡수에 무게를 둬야 하는 이유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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