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대우조선해양이 제공한 호화 전세기를 타고 유럽 곳곳을 외유한 유력 언론인이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라고 폭로했다. 지난 26일 김진태 의원은 유력 언론인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이같은 접대를 받았다는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2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김진태 의원은 "송희영 주필은 그리스 국가 위기 당시 취재 차원의 공식 초청에 따른 출장으로 그리스에 갔는데, (그는) '전세비행기도 타기는 했지만 이용거리를 계산하면 200만원대'라고 했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진태 의원은 "당시 여행 일정에 그리스 뿐 아니라 이탈리아·영국도 포함돼 있었고, 나폴리·소렌토·로마 등 세계적인 관광지 위주로 다녔다"며 "초호화 요트와 골프 관광, 유럽 왕복 항공권 1등석도 제공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8박9일 동안 이탈리아와 그리스 일대를 여행하는데 들어간 호텔비와 식비, 관광경비를 합하면 2억 원 대"라고 폭로했다.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대우조선해양이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 접대를 위해 빌렸던 것으로 보이는 호화요트 사진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태 의원은 "2011년 9월 5일에 초호화 요트를 빌렸는데 요트 하루 빌리는 돈이 2만2000유로, 당시 환율로 3340만 원"이라며 "일반 시민들의 연봉 수준의 돈을 단 하루 요트 빌리는 데 사용했다"고 말했다.

또 "9월 9일 런던의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했다"며 "그리스 국가 부도에 대한 취재를 초호화 요트를 타거나 골프장에서 해야 했나. 유럽의 부호들이나 하는 초호화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인천에서 파리를 거쳐서 베니스로 가고, 돌아올 때는 런던에서 인천으로 왔다"며 "항공권 1등석을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받아 그 비용이 무려 1250만 원이었다"고 전했다.

김진태 의원은 "당시 대우조선해양 행사 일정표를 구했는데 참석인사란에 '방문인사들 VVIP 두분'이라고 기재돼 있다"며 "더 가관인 것은 2009년 8월 17일 거제 옥포 조선소에서 쌍둥이 배의 명명식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인 노던 주빌레호에서 밧줄을 끊은 사람이 송희영 당시 논설 주간의 배우자"라고 전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번 사건은 범죄행위가 될 수 있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는 연임을 희망했고, 이런 초호화판 향응은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진태 의원은 "초호화판 향응은 청탁·알선 명목으로 향응 이익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고, 형법상 개인수뢰죄도 검토할 수 있다"며 "방만 경영으로 회사가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언론인으로서 이를 꾸짖지는 못할 망정 자신이 호화 향응의 주인공이 됐다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하나. 검찰이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송희영 조선일보 주필과 함께 유럽 외유를 떠난 것으로 알려진 박수환 뉴스컴 대표는 남상태 당시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의 연임 로비에 연루돼 변호사법 위반,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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