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분데스리가의 레버쿠젠에서 활약 중이던 손흥민이 3천만 유로(우리 돈 약 475억 원)의 이적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핫스퍼의 유니폼을 입은 때가 딱 작년 이맘때였다.

토트넘 이적 후 연일 공격 포인트를 올려가며 기대에 부응하는가 했던 손흥민은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화력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더니 점차 델레 알리와 크리스티안 에릭센, 그리고 에릭 라멜라에게 밀려 주로 교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횟수가 많아졌다.

이번 2016-2017 시즌을 앞두고 손흥민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위해 지난 달 말에 한국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했다가 최근 다시 소속팀에 합류했다. 사람들의 관심은 팀 합류 이후 손흥민이 맞이할 첫 경기에 손흥민이 선발 출장할 수 있을지 여부였다.

토트넘 손흥민의 이적 여부가 9월 1일(한국시간) 열리는 중국과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홈경기 이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리우올림픽 온두라스와 8강전에서 슈팅이 빗나간 뒤 난감해하는 손흥민.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던 와중에 손흥민을 독일 분데스리가의 볼프스부르크에서 영입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볼프스부르거 알게마이네 차이퉁’ 등 독일 언론은 지난 23일(한국시간) “볼프스부르크가 공격수 바스 도스트가 이적하면 그 대안으로 손흥민을 영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스트는 독일 대표팀 공격수 마리오 고메스가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해 오면서 입지가 줄어들었고,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지만 소속팀에서 재계약에 적극적이지 않아 새로운 팀을 찾고 있다는 것.

볼프스부르크가 손흥민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손흥민이 도스트와는 달리 좌우 측면 공격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클라우스 알로프스 볼프스부르크 단장은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레버쿠젠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고, 토트넘으로 간 지금도 우리의 생각은 똑같다”면서 “우리는 항상 구단이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선수들과 접촉하는데 그런 선수 중에는 손흥민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후 손흥민을 둘러싸고 토트넘과 볼프스부르크 사이에 구체적인 이적료 협상이 물밑에서 진행 중이고, 우리 돈 약 250억 원에 손흥민을 영입하려는 볼프스부르크와 315억 원을 이적료로 원하는 토트넘이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손흥민 경기 모습 [구단 홈페이지=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처럼 구체적인 이적료 액수까지 보도된 상황이라면 손흥민의 이적설은 일단 그 실체가 있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성사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유럽 여름 이적 시즌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고, 토트넘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을 경기에 기용할지 여부와 도스트의 이적 문제가 유동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손흥민의 이적이 임박했음을 예상할 수 있게 됐다.

우선 손흥민은 지난 27일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EPL 3라운드 홈경기(1-1 무승부)에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피치를 밟지 못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이날 얀센, 오누마, 윙크 등 세 명의 선수를 교체 카드로 활용했다. 특히 스피드와 개인기를 장점으로 앞세운 오누마를 기용한 대목은 비슷한 캐릭터의 손흥민이 포체티노 감독의 이번 시즌 구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란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이런 가운데 볼프스부르크는 도스트의 이적을 성사시켰다. 볼프스부르크는 28일 도스트를 포르투갈 리그의 스포르팅 리스본으로 이적시켰다고 공식 발표했다.

도스트의 이적은 분위기상 손흥민과 연관이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볼프스부르크는 도스트의 이적으로 손흥민을 영입하는 데 있어 엔트리 문제에 관한 한 걸림돌을 완전히 제거한 셈이다.

이제 이적료 문제만 해결된다면 손흥민은 1년 만에 독일 분데스리가로 유턴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손흥민[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물론 변수도 있다. 손흥민이 이적을 거부하고 토트넘에 남을 가능성이다. 아직 EPL 무대에서 만족할 만한 활약을 펼치지 못한 상황에서 독일 분데스리가로 유턴하는 모양새는 분명 손흥민의 자존심에 상처로 남을 것이라는 점에서 손흥민이 일단 토트넘에 남아서 기회를 엿보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만약 손흥민이 이적 대신 토트넘에 남는 선택을 한다면 시즌 내내 힘겨운 주전경쟁을 펼쳐야 할 것이고 출전 기회도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을 준비해야 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유럽의 여름 선수 이적 시즌은 다음달 1일 새벽에 마감된다. 결단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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