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주년을 맞는 메이데이(노동절)입니다. ‘메이데이’는 1886년 미국의 노동자들이 자본가들의 억압과 탄압에 맞서 총파업으로 1일 8시간 노동을 쟁취한 뜻깊은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날이며, 사람들은 이날을 노동자들의 생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일, 그들이 있어야 할 공장에서 쫓겨나 천막에서 혹은 저 높은 철탑에서 “현장으로 돌아가자!”를 외치며 생일을 자축해야만 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저희 콜트, 콜텍의 노동자들 역시 그들 중의 일부입니다. 자본가들의 탐욕으로 인해 길거리로 내몰린 채 한겨울의 모진 찬바람과 세상을 모두 태워버릴 듯한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을 온몸으로 이겨내며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긴 터널 안에서 “우리는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현장으로 돌아가 일할 그날을 위해 오늘도 힘찬 걸음을 한 걸음씩 떼어 전진합니다.

▲ 판화 제작 이윤엽 작가
흔히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말들 합니다. 수많은 꽃들이 겨우내 모진 찬바람을 이겨내고 아름답고 화사한 모습으로 피어나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고 온화하고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꽃들이야 어느 한 계절에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겠지만, 항상 우리들을 즐겁게 하는 것은 바로 음악이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이 음악은 악기와 연주자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저는 이런 음악을 연주자들이 혼을 넣어 연주하여 아름다운 음악을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악기(기타)를 만들어 온 콜텍의 노동자입니다. 그러나 지금 10년, 20년 동안 기타를 만들던 노동자들이 기타를 만들지 못하고 일터로 돌아가기 위해 길거리에서 서툰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기간이 벌써 750일을 넘기고 있으며, 뿌연 나무먼지와 유기용제냄새가 진동하는 일터에서 마스크 하나로 일주일을 버텨야 하는 그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아직도 서툰 팔뚝질과 서툰 구호로 “현장으로 돌아가자” “우리는 일하고 싶다”를 외치고 있습니다.

꽃이 아무리 아름다운들 사람보다야 아름답겠습니까? 사람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생활하며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갈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노동자 역시 자신의 일터에서 열심히 땀 흘리며 일하고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때가 가장 아름답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를 비롯한 콜트, 콜텍의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일터를 ‘CORT’ 자본에게 빼앗긴 채 하루하루 그 아름다움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노동자로서의 그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는 현장으로 돌아가 그야말로 신성한 노동을 해야 하기에, 힘들고 어려움을 서로 이해와 양보로 극복하며, 오늘도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오랜 기간 동안 우리들의 노력으로 일궈 낸 ‘CORT’ 기타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도 나무먼지가 날리고 유기용제 냄새가 코를 찌르는 그 현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지금 많은 기타리스트들이 ‘CORT’ 기타의 품질 저하를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이것 또한, 콜트, 콜텍 박영호사장의 욕심으로 인해 빚어진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피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CORT’ 기타는 세계시장의 30%를 점유할 만큼 성장하였으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그 성장의 원동력은 바로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섞인 노력과 정성이었을 것입니다.

▲ '독일 악기쇼' 원정 투쟁 사진 ⓒ미디어충청
이번 독일 악기 쇼 원정투쟁 중에 만난, 영국에서 기타 제조회사를 운영하시는 분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나는 기타를 만드는 것이, 기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CORT의 박영호 사장은 기타를 만들어 돈을 벌 생각밖에는 없는 것 같다. 박영호 사장은 기타를 만들 자격이 없다.” 음악은 사람들에게 희, 노, 애, 락을 안겨주는 마법과도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악기를 제작하는 제작자의 정성과 연주자의 혼이 합쳐져서 아름다운 음악이 탄생되지만, 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 노동자들의 착취 속에 만들어진 악기에 무슨 정성이 배어있으며, 연주자들 또한, 이런 악기로 무엇을 연주할 수 있을까요?

콜트, 콜텍 노동자들의 작은 소원은 다시금 현장으로 돌아가 수 십 년 동안 갈고 닦은 기술로 저렴하면서 품질이 우수한 기타를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 기타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보급하여 그들의 혼을 담은 연주를 통해 맑고 아름다운 선율을 온 세계의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것입니다. 과연 이러한 우리들의 소원이 너무 분에 넘치는 소원일까요? 또한, 세계 속의 제일의 기타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저희들의 분에 넘치는 욕심일까요? 이러한 노동자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콜트, 콜텍의 박영호 사장은 아직도 무노조 경영의 허황된 꿈을 꾸며 노동자 탄압에 전념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고 한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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