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기한 연장을 촉구했다. 더민주 초선의원들은 '국민과 함께 행동하는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이라는 모임을 조직하고 24일부터 활동을 개시했고, 첫 행보로 세월호 문제 해결에 나섰다.

더민주 초선 "세월호 진상규명에 박근혜 직접 나서야"

25일 오전 서울 종로 청와대 앞에서 더민주 초선의원들은 정부를 향해 세월호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더민주 초선의원들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오늘로 863일째이지만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2년이 넘도록 참사 당시의 아픔을 그대로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19대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구성된 세월호 특조위는 박근혜 정부의 조직적인 방해로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못했고, 급기야 강제해산의 위기에 처해 있다"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안전사회를 건설하겠다던 세월호 특별법은 단순히 당시의 비난을 무마하기 위한 일회용 이벤트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25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세월호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민주 초선의원들은 "우리는 지난 총선에서 진실을 규명하라는 국민의 뜻을 확인했으며, 그 민의의 결과로 제1야당 의원으로서의 우리가 있다는 것을 기억한다"며 "하지만 그럼에도 현실은 변하지 않았고, 세월호 유가족들은 아직도 거리에 서서 진실규명을 외치며 목숨을 건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20대 국회에서도 정부와 새누리당이 국민의 뜻을 외면한 채 정권의 안위만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세월호 특조위를 강제해산시키며 법률을 유린하고 있음에도 당시 다수당으로서 세월호 특별법을 만든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눈치만을 살피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민주 초선의원들은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의 특별한 사람들에게 발생한 특별한 사고가 아니다"라며 "사람의 생명과 안전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그 기업을 감독해야 할 정부의 기업과의 유착, 위기상황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정부, 진실을 밝히려는 언론에 대한 정부의 통제 등 세월호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이러한 사정들은 누구나 참사의 희생자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제도개선 등이 온 국민을 위한 일인 이유"라고 덧붙였다.

더민주 초선의원들은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등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특조위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행정부와 세월호 특별법 개정 논의에 일절 응하지 않는 새누리당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헌법상 행정부의 수반이며 사실상 새누리당의 총재인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결단하지 않는다면 박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문제와 아픔을 전혀 해결하지 못한 무능하고 무책임한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끝으로 더민주 초선의원들은 "지난 총선에서 여소야대를 만들어준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회에서 국민이 우리에게 부여한 국회의원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것"이라며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진상규명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큰 벽에 조그만 구멍내는 것이 우리의 역할"

기자회견을 마친 후 더민주 초선의원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혀야 대한민국호도 살아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단식을 진행중인 4·16가족협의회와 세월호 특조위 관계자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광화문 광장에 마련돼 있는 세월호 광장으로 향하는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 ⓒ미디어스

이 자리에서 더민주 초선의원들은 '조금 더 힘내달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특조위 관계자들은 더민주 초선의원들을 꾸짖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이번 20대 총선 후 희망을 봤다. 여러분이 도와주셔야 우리가 살 수 있다"면서도 "서운하겠지만 희망을 가지라는 말로 2년 6개월을 버텼는데 아무 것도 된 것이 없어 막막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유가족들은 "우리 아이들 304명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었는데, 피해자 부모들이 가해자·쓰레기가 된 마당에 힘내라는 그런 말은 이제 들리지도 않는다"며 "국회가 제발 나서서 일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우리는 이미 사생결단이다. 단식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원들이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지만, 마음이 있으니 왔을 거라 본다"면서도 "일을 해보니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지금처럼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지 않느냐"고 질책했다. 유가족들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는데 행동도 안 하면서 무슨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냐"며 "최선을 다했다는 결과가 이 모양 이 꼴"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하던 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미디어스

유가족들은 "사생결단하겠다는 우리의 마음을 함께 느끼지 않으면 최선, 노력 다 소용없다"며 "여기 계신 의원들이 초심을 잃지 말고 저희와 교감하면서, 말만 하지 말고 행동해달라"고 당부했다.

유가족들은 "너무 큰 벽에 부딪쳤을 거란 걸 잘 안다"며 "여기에 조그만 구멍 하나 내는 것이 우리 역할이다. 초선의원들이기에 믿어보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특조위 활동보장 위한 특별법 개정 필수

이석태 세월호 특조위원장은 "지난해 7월 27일 우리가 활동을 시작해 1년이 넘었는데, 조사를 해야 하는데 정부가 6월 30일 자로 조사 일정을 강제 종료시키는 부당조치를 했다"며 "우리는 이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석태 위원장은 "우리는 이후 지원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활동을 해왔고, 이제 정부의 부당한 조치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법 개정돼야 되는데 도저히 그렇게 될 것 같지가 않다"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세월호특조위 관계자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미디어스

이석태 위원장은 "이래서 제대로 된 조사활동을 할 수가 없다. 이러한 행태는 유가족과 국민들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특조위를 만들어 주신 국회에 대한 도리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위기상황에서 우리의 주장을 전달하고 국회가 앞으로 진상규명으로 나아가는데 돌파구를 마련해주기 위해 단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석태 위원장은 "8월 말까지가 협상기간이고 9월은 정기국회 시작이기 때문에 적어도 8월 이전까지는 가시적인 성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도 했는데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난 여야 합의 내용에서도 선체조사에 관한 내용만 있었지, 주체도 없고, 특조위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석태 위원장은 "우리가 바라는 것은 오직 특조위 활동 보장을 위한 특별법 개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4·16가족협의회 6명과 백남기대책위는 이날 오전 9시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세월호 진상규명 당론화, 백남기 청문회 등을 요구하며 더민주 당사를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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