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타오른 지 1년, 촛불은 유모차 부대 엄마들을 변하게 했다. 아이들의 안전한 먹을거리를 위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며 거리로 나온 엄마들은 촛불 이후 똑똑한 엄마가 됐다. 촛불은 잦아들었지만 아이들의 안전한 먹을거리를 지키기 위한 유모차 엄마들의 노력은 여전하다.

유모차부대 카페 운영자인 정혜원씨는 “주로 마트에서 아이들의 먹을거리를 샀던 분들이 촛불 이후 소비자생활협동조합(생협)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 안전성, 친환경 유기농산물, 공정무역 등을 강조하는 생협 활동을 하는 유모차 엄마들이 늘었고, 친환경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 지난해 10월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정혜원씨의 모습. ⓒYTN 미공개영상 화면 캡처

촛불과 함께 유모차부대 카페 운영자가 된 정혜원씨의 삶도 바뀌었다. 정치에 무관심해 투표도 잘 하지 않았고, 월드컵 때조차 거리로 나선 적이 없는 그였다. 그는 “부모가 아니었다면 촛불 집회에 나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년간 “촛불이 이슈가 되었을 때에는 촛불집회에 참석했고, 그 이후 촛불이 점차 사그라질 무렵 경찰 조사를 받았고, 이후 기자회견도 했고, 국정 감사에 증인으로도 참석했다”고 말했다. (아 물론, 아기도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고 한다.)

그는 촛불집회 당시 “위험한 현장에 어떻게 아이들을 데리고 나올 수 있느냐”는 비판적 시각에 대해 “실제 집회에 나왔던 분들을 보면, 그들은 부모가 아니었다면 집회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육아에 신경을 많이 쓰는 분들에게는 오히려 이게(촛불 집회에 나오는 것이) 아이를 사랑하는 방식이었다. 촛불집회 현장은 위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혜원씨의 아이는 만으로 24개월이다. 그는 ‘앞으로 1년, 어떻게 지낼 것 같으냐’는 질문에 “애가 한참 말을 배우고 책을 좋아하는 시기라 애를 열심히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화로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수화기 옆에서 끊임없이 쫑알거리는 아이의 목소리와 이에 맞장구 쳐주는 친절한 엄마의 목소리가 여러 번 오갔다. 지난해 10월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정혜원씨를 향해 “빗나간 모정”이라고 비난했지만, “빗나간 모정”치고는 너무나 살가웠고, 정겨웠다.

당시 국정감사 상황은 YTN 미공개영상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