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안. 영화전공자들에게도 다소 생소한 이름인 그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이 올라있는 영화배우이다. 필립 안이라는 배우가 있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그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큰아들이라는 사실을 MBC <무한도전>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작년 <무한도전-배달의 무도-군함도> 편 이후, 다시 한번 <무한도전>에 큰 빚을 진 기분이다.

지난 20일 방영분에서 <무한도전>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하였다. 무한도전은 지난주 방영분처럼 캘리포니아에 있는 놀이기구를 소개하기 위한 관광 안내 목적으로 찾아간 것은 아니었고, LA 곳곳에 숨겨진 도산 안창호의 흔적을 찾기 위한 여정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 캘리포니아 LA 특집 두 번째 이야기>

세계에서 가장 교통량이 많다는 LA 10번 고속도로와 110번 고속도로가 만나는 교차로 명칭을 ‘도산 안창호 교차로(dosan ahn chang ho memorial interchange)’로 명명한 사실도 <무한도전>을 통해 처음으로 접한 사실이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을 일제강점기 당시 빼앗긴 조국과 미국을 오가며 독립운동을 한 사람으로만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 LA 곳곳에서 안창호 선생을 기리는 기념물들이 반갑기만 하다.

1878년 평안남도 강서에서 태어난 도산은 1895년 청일전쟁 이후 국력배양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민족을 중흥시키기 위한 공부와 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1897년 독립협회 활동을 시작으로 만민공동회(1898), 점진학교 설립(1899) 등 나라의 독립과 계몽을 위한 활동을 이어나가던 도산은 1902년 미국으로 건너가,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인 친목회를 설립하고 교포들의 생활향상 및 의식계몽에 힘썼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 캘리포니아 LA 특집 두 번째 이야기>

도산이 미국 내 교포들의 의식계몽에 심혈을 기울인 것은, 조선인은 미개하기 때문에 스스로 나라를 다스릴 힘이 없다는 일제의 왜곡된 선전에 맞서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일제의 조선침략야욕이 가속화되자 다시 귀국, 1907년 신민회를 조직하는 등 구국운동을 전개해 나간다. 이후에도 1913년 흥사단을 만들며 세계 곳곳을 오가며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던 도산은, 1938년 그토록 원하던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경성제국대학 병원에서 순국하였다.

안중근, 백범 김구와 함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 중 한 명이지만, 근현대사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한 독립운동을 했다는 것 외에 도산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학교에서 역사, 특히 근현대사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인기 아이돌 그룹 AOA 설현, 지민이 안중근 의사를 몰라 논란에 휩싸였을 때도 그들의 ‘역사 무지’를 탓할 뿐, 독립 운동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역사 교육 현장을 되돌아보는 각성의 노력은 크게 없었다.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독립운동가의 업적을 찾고 그들의 숭고한 얼을 기리고자 했던 KBS <1박2일-안중근 편>(지난 3월 방송), <무한도전-도산을 찾아서>는 제대로 된 역사 교육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크나큰 의미로 다가온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 캘리포니아 LA 특집 두 번째 이야기>

지난 15일 방영된 JTBC <비정상회담- 광복절 특집 식민 역사와 독립> 방송 중 다른 나라 사례에서 보았듯이 역사 교육은 과거를 통해 더 나은 오늘을 살기 위한 필수과정이다. 때문에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쏙 뺀 채 근대화된 그럴 듯한 역사만 강조하려는 선택형 역사 교육은 지양하여야 한다. 독일처럼 자신들의 선조가 잘못한 역사도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2016년을 살고 있는 우리가 도산 안창호 선생, 안중근 의사의 뜻을 마음에 새겨야 하는 이유는 지난날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며, 불의를 보고 눈감지 않고 잘못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각오를 다지기 위함이다. 평생 나라의 독립을 위해 살아온 도산 안창호 선생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시대, <무한도전>을 통해 만난 도산 안창호 선생은 시청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선생의 존재감이 유독 크게 다가오는 2016년 8월이다.

“역사에 다소 관용하는 것은 관용이 아니요 무책임이니, 관용하는 자가 잘못하는 자보다 더 죄다” -도산 안창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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