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의도하지 않은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당했다. 7주 정도 남은 정규 시즌에 회복까지 8주가 걸리는 부상이라면 추신수가 더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올 시즌 벌써 4번째 DL에 올라간 추신수에 대한 현지 언론의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한국 메이저리거들의 수난사, 추신수 시즌 아웃

추신수가 오클랜드와의 경기에서 5회 선발 투수 데트와일러의 몸쪽 공에 맞아 교체되었다. 왼쪽 팔에 급격한 통증을 느낀 추신수는 그대로 마자라와 교체되었고, 검사 결과 골절로 판명이 났다. 현재 상황에서 추신수가 복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8주 이상이 소요된다고 한다.

시즌을 마칠 때까지 추신수의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더욱 안 좋은 것은 올 시즌 텍사스가 리그 1위만이 아니라 월드 시리즈 우승까지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 경기에서도 뒤지던 상황에서 벨트레의 역전 만루 홈런으로 가장 먼저 70승 고지에 올랐다.

추신수가 16일 오클랜드전에서 로스 뎃와일러의 투구에 팔뚝을 맞았다. 왼팔 골절상을 입은 추신수는 남은 정규시즌 출전이 어려워졌다. [AP=연합뉴스]

텍사스는 막판 전력 상승을 위해 양키즈에서 벨트란까지 영입했다. 벨트레와 벨트란이라는 거포가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상대 팀에게는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리드오프 추신수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텍사스는 최상의 공격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오도어, 데스몬드, 모어랜드 등 20개 이상의 홈런을 쳐낸 선수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텍사스의 타선은 리그 최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상황에서 추신수가 부상으로 이탈했다는 사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리그 최강의 리드오프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올 시즌에만 네 번째 DL이다. 종아리를 시작으로 햄스트링, 등 부상에 이어 이번 팔 골절까지 이어진 4번의 부상으로 제대로 시즌을 치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텍사스 팀에게도 아쉬운 일이다.

텍사스에서 프린스가 부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엄청난 연봉을 받고 있지만 부상으로 끝내 은퇴를 선택해야만 했던 프린스에 이어 최고 연봉자 중 하나인 추신수까지 전열에서 이탈한 상황이 텍사스 구단에게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최고 연봉을 받는단 것은 그만큼 팀에서 중요한 선수라는 의미다. 이는 곧 그 엄청난 돈을 받는 만큼 팀 승리를 위해 노력해달라는 요구이기도 하다.

추신수 [USA TODAY=연합뉴스]

추신수는 볼을 잘 본다. 그리고 정교한 타격 능력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다리도 빠르며 수비도 잘한다. 우익수로서 송구 능력도 뛰어나 쉽게 진루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능력도 있다. 말 그대로 파이브 툴 플레이어에 걸맞은 최고의 타자라는 점에서 추신수는 어느 팀에게나 위협적인 존재다.

텍사스에게도 추신수가 출전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팀 승리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오늘 경기가 시작되기 전 현지 언론은 추신수의 출전 여부와 활약도에 따라 팀 승패가 극명하게 갈린다는 사실을 그래프로 보여줄 정도였다. 그만큼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에 끼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는 의미다.

텍사스 현지 언론이 추신수의 부상에 비난을 쏟아내는 이유도 이 지점에 있다. 엄청난 돈을 들여 데려온 선수가 매해 부상에 시달린다. 그가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부상이 너무 잦은 게 문제다.

추신수의 잘못이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벌어진 사고였음에도 추신수가 비난을 받는 이유는 그만큼 그의 존재감이 크기 때문이다. 그가 가지고 있는 팀 내 위상이 높고 크면 클수록 그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지기 마련이다. 대체 불가의 능력을 가진 선수가 올 시즌에만 네 번이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현실을 단순하게 바라볼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지난달 8일 메이저리그 복귀전에서의 류현진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류현진은 힘겨운 재활을 거쳐 올 시즌 첫 등판을 하기는 했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이후 부상이 더해지며 올 시즌이 문제가 아니라 내년 시즌에도 과연 선발로 나설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정도라고 한다. 여기에 마이너로 내려간 박병호도 단순한 부상이기는 하지만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최근 두 경기 연속 홈런을 친 강정호가 살아나고 있다는 사실은 반갑지만 여전히 수사 중인 사건으로 인해 불안하다. 시즌 다섯 개의 홈런을 친 최지만은 확실하게 기회만 주어진다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선수라는 사실은 증명되었다. 물론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워야 하는 과제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지만을 위협하는 주전의 복귀도 그에게는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김현수가 농익은 타격감으로 초반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뿌리 깊은 편견은 여전한 느낌이다. 내년 시즌에도 볼티모어에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김현수가 안정적으로 경기를 치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환경임은 분명해 보인다.

오승환, 강정호 [AP=연합뉴스]

승승장구하며 한일 마무리로 큰 성공을 거둔 오승환은 메이저에서도 클로저로서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라는 최강의 팀에서 마무리 역할을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감독이 너무 오승환을 믿어 잦은 등판을 하는 것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이기는 하다.

한국 메이저리거들의 2016 시즌 시작은 화려했다. 하지만 여러 이유들이 겹치며 중반을 넘어서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잘나가던 이대호도 부상으로 타격 폼이 틀어지고 그 상황에서 부담감과 싸우며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에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상황에서 추신수의 부상은 가장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최고 연봉을 받고 있는 한국 메이저리거들의 맏형인 추신수의 부상 이탈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에서 한국 메이저리거들이 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강정호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15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는 사실만이 작은 위안이 될 정도다. 고액 연봉자에겐 그만큼 큰 부담과 책임감도 수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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