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고 장자연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높은 가운데 여성, 시민단체가 “이번이 수사기관으로서 신뢰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라며 “경찰의 성역없는 수사”를 다시금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대정부질의에서 해당 언론사의 실명을 밝혔음에도 이를 보도하지 않는 언론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인권운동사랑방 등 60여개 여성, 시민 단체는 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조선일보사 앞에서 ‘장자연 사건에 대한 경찰의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번 기회는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어온 경찰의 이제까지의 수사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걷어내고, 고 장자연씨 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사 기관으로서의 신뢰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라며 “언론사의 눈치를 보면서 조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국민들의 의혹을 엄중한 책임감으로 느끼고 어떤 외압에도 굴복하지 않는 성역없는 수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윤상 소장은 “수사당국의 최고 수장이라는 경찰청장은 고 장자연씨가 작성한 문건에 대해 ‘보고받은 바 없다. 존재도 내용도 알지 못한다’고 하는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작태다. 소속사 관련 사실 외에 경찰이 밝혀낸 수사내용이 도대체 무엇인지 국민들은 답답할 따름”이라며 “지금껏 여러번 제기돼온 여성 연예인의 성 상납 문제를 이번에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부디 오늘의 기자회견이 마지막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언론에 대해서도 “이종걸 의원의 국회 대정부질의 내용이 다 공개됐는데도 불구하고 해당 언론사를 비롯한 대다수의 언론이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 한두개의 인터넷 언론사가 아니었다면 해당 언론사가 누구인지 국민들은 아직도 제대로 몰랐을 것이다. 언론의 눈치보기, 감싸주기식 보도 행태가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박 대표 역시 “한 국회의원이 대정부질의 과정에서 공적으로 해당 언론사를 ‘조선일보’라고 밝혔음에도 정직하게 전달하지 않은 한국 언론은 죽은 것”이라며 “언론의 자유는 언론인이 스스로 쟁취해야 얻을 수 있다. 언론인들이여, 분발하라. 국민들이 함께 하겠다”고 주장했다.
민변 여성인권위원장 원민경 변호사는 “장자연씨의 유족이 문건에 언급된 이들을 성매매 특별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경찰은 피고소인 자격으로 그들을 소환해서 조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돈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소환조사를 하겠다고 여러번 말함에도 불구하고 문건에 나온 언론사 대표에 대해서는 방문수사를 하겠다고 한다”며 “경찰 수사에 대해 끝까지 주시하겠다”고 말했다.